[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침체된 분위기를 감각적인 '발바닥 슈팅'으로 살려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난적' 호주를 꺾었다.
'벤투호'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 덕분에 1대0으로 이겼다. 이날 벤투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수비에서는 스리백, 공격에서는 손흥민-황희찬의 투톱 전술을 꺼내들었다. 벤투 감독이 '스리백'을 쓴 것은 2019년 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친선전 이후 5개월 만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 전반에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미드필드와 수비 진영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허둥댔다. 전반에 큰 위기를 몇 차례 맞이했다. 특히 전반 17분에는 미첼 듀크가 코너킥을 헤딩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향해 절묘하게 틀어놨다.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잡지 못했지만, 운 좋게 공이 골대에 맞으며 실점을 모면했다.
후반에도 전술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경기는 잘 안 풀렸지만, 황의조의 한방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6월 A매치 2연전의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한 벤투 감독 역시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전후반 경기력에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확실히 후반 경기력이 더 나았다. 또 전반적으로 수비 조직력은 좋았다. 새로운 포메이션 썼는데, 그 안에서 수비력이 전반보다 후반에 괜찮았다고 본다. 공격에서는 1차로 탈압박은 잘 했지만, 그 이후에 대응 면에서 조금 부족했다. 그래도 일주일 밖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했다고 본다.
- 스리백을 오랜만에 가동했는데, 그 이유는
▶우선 우리가 스리백을 쓴 이유는 오늘이 바로 그 카드를 꺼내기 최적화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리백은 아시안컵 이전 평가전 때 한 번 써봤는데, 9월부터 월드컵 예선을 치르려면 전술적인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가동했다. 물론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전술적 옵션 측면에서는 좋은 경기였다. 이런 전술적 옵션을 갖고 있어야 앞으로 상대에 따라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실험을 위해 오늘 스리백 카드를 쓴 것이다.
-손흥민의 피로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풀타임을 썼는데
▶손흥민의 피로도를 얘기할 때 체력적인 부분만 놓고 보면 안된다. 멘탈적인 면도 같이 놓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치르는 평가전은 다가오는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위한 과정이고, 그래서 대표팀에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손흥민처럼 유럽에서 한 시즌 보내고 온 선수는 시즌 끝나고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체력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손흥민이 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게 팀을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 대표팀이 얻고자 하는 면을 위해서라도 손흥민이 경기를 뛰면서 손발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얻고자 했던 핵심은
▶늘 경기를 앞두고 공격과 수비 측면에서 계획을 세우고 임한다. 오늘은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면서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런 면에서 잘 됐다고 본다. 특히 수비적인 면이 공격적인 면보다 더 좋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공격에서도 1차 빌드업은 잘 됐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상대의 1차 압박은 빌드업으로 잘 풀었는데, 그 이후에 공격을 잘 전개하고 마무리로 이어지는 면에서 부족했고, 과감성이 떨어졌다. 공격 조직력 측면에서 그런 점들에 대한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