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관중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에 부응해 뜨거웠어야 할 경기장 안 분위기는 미지근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2018년 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친선전 이후 처음으로 꺼내든 스리백 전술과 손흥민, 황희찬 투 톱 카드는 성공이라고 부르기엔 '무색무취'했다.
황인범 또는 수비수들의 장거리 패스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도 무척이나 단조로웠다.
유럽 시즌이 모두 끝난 뒤에 열리는 경기라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단 점을 감안하더라도 홈 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한국은 지난 3월 국내 평가전에선 볼리비아와 콜롬비아를 연달아 꺾었던 팀이다.
관중 열기가 '역대급'으로 뜨거웠기에 경기 내용과 결과가 더욱 아쉬웠다.
이날은 2004년 12월 이후, 14년여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국가대표팀 경기여서 주목도가 높았다.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전부터 시작된 A매치 홈 친선전 매진이 이날도 이어졌다. 5만221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은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때때로 함성 데시벨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옆자리의 동료 기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장 안 온도는 달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기술지역 위 벤투 감독의 제스처에서도 답답함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후반 교체투입된 홍 철과 황의조가 결승골을 합작한 장면과 손흥민의 단독 돌파 외에는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14년여만에 찾은 부산에서 한국 대표팀은 '스리백' '빌드업' '투톱' '손흥민 의존도' 기타 등등의 숙제를 한아름 떠안은 채 부산을 떠난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