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밴드계의 전설인 봄여름가을겨울이 300명 전원 참석 도전에 실패했다.
7일 방송된 tvN '300 엑스투'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이 출연해 '어떤이의 꿈'이라는 주제로 현실 속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릴 만한 가슴 따뜻한 공연을 펼쳤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300 대기룸에 도착한 봄여름가을겨울은 붐, 신동과 함께 1988년부터 30여년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옥 같은 인기곡들을 되짚어봤다. 특히 오늘의 떼창곡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대해 봄여름가을겨울은 "1999년 IMF로 전 국민이 힘들었던 시기에 음악가로서 국민들에게 힘을 드릴 수 있는 곡을 매일매일 떠올리다가 이 곡이 탄생했다"고 계기를 설명하며 헝가리 낡은 성에 가서 직접 라이브로 곡을 녹음한 배경도 밝혔다. '지금 삶은 이 무너진 성같이 비루할지라도 이 성을 다시 쌓아 올려서 과거보다 더욱 멋진 성을 만들자'는 큰 의미와 희망을 담아냈던 것. 그 결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세대를 초월해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드디어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300명의 떼창러 앞에 선 봄여름가을겨울은 긴장한 모습으로 오프닝곡을 한 소절씩 차분히 불러 내려갔다. 이어 1절을 마친 후 장막이 걷히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장막이 딱 떨어졌을 때 화산이 폭발한 것 같은 충격과 경악의 에너지가 몰려왔다"며 눈물이 고인 채 곡을 이어갔다. 이어 "여러분 모습을 봤을 때 먹먹하고 눈물이 나서 노래를 부르지 못할 뻔했다. 30년 전 데뷔할 때 여러분을 처음 만나던 그 벅찬 감동을 다시 느꼈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떼창러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이날 연예인 떼창러로는 개그맨 송영길, 유재환이 참석했다. 송영길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저는 정말로 섭외된 게 아니라 제작진에 나가고 싶다고 직접 밝혔다"고 말했다. 30년 된 팬은 "태관 형이 없는게 아쉽지만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보실 줄 믿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故전태관의 대학생 제자도 등장했다.
'300 엑스투'에서는 300명이 모두 참여해야 두 배의 기부금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봄여름가을겨울 방송 분에서는 300명 중 243명이 참석, 전원 참석에는 실패했다. 강호동은 "실패라기 보다는 인간적인 것"이라고 위로했다. 김종석 역시 실패에 개의치 않아하며 "제가 보기엔 3000명, 3만 명의 기분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내 봄여름가을겨울과 300떼창러가 함께하는 떼창 시간이 되자 김종진은 "30년간 수없이 많은 무대를 하면서 실수가 없던 날은 없었다. 완벽히 하려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것이니 맘 편히 즐겨 주시고, 즐기는 순간 여러분이 바로 주인공이다"라고 긴장한 떼창러들을 안심시키고 격려했다. 떼창곡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힘든 시절 진솔한 가사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곡인만큼 이 공연에 임하는 떼창러들은 부르는 내내 그들의 표정에 다양한 삶의 흔적이 투영된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어 김종진은 떼창러 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때 갑자기 불이 꺼졌고, 나인&디어클라우드, O.O.O, 더로즈 등 후배 밴드 멤버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어떤이의 꿈' 헌정 공연에 김준현의 뛰어난 드럼 실력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며 안방극장에 소름 돋는 전율을 전했다. O.O.O는 "무대를 할 때 전태관 선배님을 잠깐 만난 기분이 들었다"며 소감을 남겼다. 헌정무대를 본 소감에 대해 김종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카운터 펀칭였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김준현은 전태관의 드러밍을 동경하며 3주 간 피나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김준현의 드럼 소리에 대해 "맛있는 녀석인 줄 알았더니 멋있는 녀석이었다"며 치켜세웠다.
한편, 단 한번의 떼창 퍼포먼스 '300 엑스투'는 엔씨소프트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뮤지션과 팬들의 역대급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담아내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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