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과연 물줄기가 바뀔까.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강 체제가 공고하다. 잔잔한 윗물과 달리 아랫물은 출렁이고 있다. 3중으로 꼽혔던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의 구도가 묘하게 엇갈리는 모습. 이런 가운데 '5약'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서서히 엿보이고 있다.
▶흔들리는 NC-키움, LG는 웃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지켰던 NC와 키움의 흔들림이 예사롭지 않다. 두 팀은 5일까지 최근 10경기 승률이 3할(3승7패)에 불과하다. SK와 두산(이상 7승3패), LG(8승2패)와 차이가 극명하다.
문제는 마운드. NC는 시즌 초반 호투했던 이재학, 김영규, 박진우가 부진-부상으로 흔들렸다. 불펜에서도 셋업맨들의 난조가 계속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원종현은 건재하지만,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무릎 통증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걸린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백업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미봉책이기에 마운드 숙제를 풀기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키움은 선발진 만큼 불펜 고민이 커 보인다. 필승조 한현희, 김상수가 분투하고 있지만, 피로감도 만만치 않은 상황. 이런 가운데 '수호신' 조상우가 시즌 초반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제이크 브리검이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하고, 에릭 요키시가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는 가운데 장정석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LG의 흐름은 정반대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 등 선발진이 제 몫을 충실히 해주는 가운데, 고민거리였던 마무리 자리까지 고우석이 훌륭하게 채워줬다. 6월에 접어들며 타선 응집력도 향상된 모습. 허리 통증으로 퇴출설이 나돌았던 토미 조셉은 4~5일 KT 위즈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등 류중일 감독을 흡족케 하고 있다.
▶진흙탕 싸움 5약, 누가 치고 나갈까?
6위부터 꼴찌까지 5팀의 순위 싸움은 여전히 혼전 양상. 5일 현재 삼성 라이온즈가 꼭짓점에 서 있지만, 7위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는 불과 1경기다. 삼성과 8~9위 KT, KIA 타이거즈 간의 격차도 3경기. 꼴찌 롯데 자이언츠가 4.5경기로 그나마 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최근 변화를 통해 해답을 찾은 모습이다. 테이블세터진에 변화를 주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마운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지광, 우규민이 호투하는 가운데 고졸 신인 원태인도 힘을 보태는 모습. 여전히 선발진 안정-타선 응집력 강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더그 아웃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지는 위닝 멘탈리티를 무시할 수 없다. 6월 한 달간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통해 허리를 흔들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한화는 중심 타선 부활이 도약의 열쇠다. 테이블세터(2할4푼), 클린업 트리오(2할5푼9리) 타율이 모두 꼴찌다. 마운드 기복이 여전하지만, 이를 만회할 타선이 살아난다면 여전히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은 존재한다는 평가다.
팀 타율 4위(2할6푼9리) KT는 마운드 숙제를 풀어야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대은의 1군 복귀가 이뤄지는 시점에선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KIA는 박흥식 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상승세를 타다 꺾인 흐름을 어떻게 살릴지가 관건. 박 대행이 요구하는 베테랑의 분전이 결과로 이어진다면 다시금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
투-타 엇박자가 이어지는 꼴찌 롯데의 흐름은 쉽게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박세웅, 윤성빈의 복귀가 선발진에 여유를 줄 것으로 보이나, 불펜 고민이 여전하다. 타선에서의 기복 역시 상당하다는 점도 반등 포인트를 잡기 쉽지 않은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