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수학강사' 출신 김갑선(42)이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개막전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다.
김갑선은 6일 고양 엠블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19 LPBA 투어 개막전 파나소닉오픈 결승전에서 김세영을 만나 세트 스코어 3대2(5-11 11-8 5-11 11-1 9-3)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갑선은 LPBA 초대 챔피언 타이틀과 함께 우승 상금 1500만원을 거머쥐었다.
전날 열린 4강전에서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깜짝 참가한 '포켓볼 여제' 김가영을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셧아웃 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김갑선은 이날 결승전에서 김세영의 초반 강공에 고전했다. 1세트는 5-11로 내줬다. 김세영은 1세트에서 에버리지 1.00을 기록했다. 자신의 공격 이닝 때 모두 득점을 따냈다는 뜻. 그만큼 김세영의 컨디션이 좋았다.
김갑선은 2세트를 11-8로 따냈지만, 3세트에 다시 5-11로 크게 뒤졌다. 김세영의 3세트 에버리지는 무려 1.22에 달했다. 공격 이닝 때 1개 이상의 득점을 따내며 김갑선을 압박했다. 이대로 승부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김갑선은 노련했다. 4세트에서 김세영이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를 보인 틈을 놓치지 않고, 11-1로 이겼다. 하이런 4개와 에버리지 0.917로 앞선 세트들의 부진을 만회했다. 이를 통해 완전히 감각을 되살린 김갑선은 최종 5세트에서 '일격필살'의 위력을 과시했다. 1이닝에서 득점에 실패한 김갑선은 0-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맞이한 2이닝에서 무려 9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LPBA 개막전 초대 챔피언을 따낸 김갑선은 "너무나 영광스럽고, 내 인생에 이런 뜻 깊은 날을 만들어준 파나소닉 코리와와 PBA에 감사드린다" 며 " 여자 프로당구 사상 첫 챔피언인데, 앞으로 당구에 입문하는 후배들에게 '초대 챔피언 김갑선'이라는 이름이 회자될 걸 생각하면 너무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갑선은 우승을 예감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는 "사실 여태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지난 주 금요일에 우승하는 꿈을 꿨다. 트라이아웃 때 이 경기장 사진을 본적이 있어서 경기장 모습이 익숙했는데 딱 이 경기장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꿈을 꿨다. 너무 생생한 꿈을 꿔서 혹시 부정 탈까봐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감격스러워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