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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검색어 조작"..무거운 주제→재미만 추구? '검블유' 시청자 납득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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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파격적인 홍보문구의 티저를 공개했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베일을 벗는다.

5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권도은 극본, 정지현 권영일 연출, 이하 검블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그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그녀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리얼 로맨스를 담는 작품이다. 포털사이트라는 배경을 가볍지 않은 비중으로 다뤄내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로맨스가 그려질 예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임수정과 이다희, 전혜진 등 여성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고 그들의 '남자'가 속속 등장하다. 장기용은 임수정과 연상연하 로맨스로 호흡을 맞춘다.

'검블유'는 "저희 '유니콘'(극중 업계 1위 포털사이트)은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담은 티저영상을 공개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대선기간 중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유니콘의 메인화면에서 대통령 후모 관련 실시간 검색어 4개가 한번에 사라지며 '검색어 조작' 논란을 빚은 것이 극의 시작. 회사를 대표해 청문회에 참석했던 배타미가 이같은 파격적인 발언을 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급속도로 돋구긴 했으나, 시청자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시청할 시 음모론으로 시작한 '오해'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됐던 제작발표회는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였다. 이에 취재진도 현장에 참석한 정지현 PD에게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앞서 '검블유'는 '지금까지 다뤄본 적 없는 포털사이트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홍보를 해왔기에 실제 업계 이야기를 다룬다면 '어떻게 취재를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 PD는 "인터뷰를 하기는 했는데 예민한 문제라 취재까지는 힘들었고 저희가 아는 선 안에서 허구로, 픽션적으로 접근했다. 취재라기 보다는 작가님의 허구 안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다"는 등의 무책임한 답변으로 취재진을 당황케했다.

이후 기자가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며 '허구'로 만들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언급하자 정 PD는 다시 "사실에 입각한 것은 맞다. 유튜브를 보면 실제로 있던 일이 아니냐. 취재는 실제로 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아무도 저희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무성의한 답변을 다시 내놓으며 실망감을 안겼다.

이를 지켜보던 임수정이 오히려 "포털사이트다 보니 사회적 이슈 연예쪽 이슈 사회적 이슈들이 실검에도 자주 올라가고 메인에도 오르고 그랬다. 어디선가 봤던 내용인 것 같다는 내용이 담길 거 같은데 감독님의 말씀처럼 허구로 담았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드라마를 보며 '저 내용 그 얘기인 거 같다'고 시청자들이 느끼면서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인 거 같다. 심각하게 얘기를 끌고가는 것이 아니고 '저 얘기 같다'는 것이 아니고 이쪽 포털사이트나 IT업계의 비밀스러운 내용이나 그런 내용을 무겁지 않게 다루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몰랐던 것을 '아!'하고 아는 재미가 있는 거 같다. '그럴 수 있겠다'는 포인트가 있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재미로 만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도 부족한 설명에 대해 인식한 듯 진행자였던 박슬기의 입을 통해 "포털 업계를 소재로 한 '검블유'는 관련 업계에 많은 접촉을 가지며 소재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다고 한다. 창작 요소를 더한 입장으로 이해해달라. 오해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감히 말한다"고 해명했다. 제작발표회 이후 출연자 소속사 관계자가 기자에게 "실제로 작가진들이 모 포털사이트 관계자들과 수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긴밀히 접촉했다"고 해명해줬고, 제작발표회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실제 취재가 이뤄졌고, 작가진들이 수많은 자료를 조사했다"고 설명하는 이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당일 기자간담회 도중 휴대전화를 만지며 홀로 웃거나, 임수정의 사진을 찍고, 주연배우의 머리를 만져주고 거기에 "이다희 씨가 욕을 잘한다" 등의 폭탄발언을 하는 등 현장에 있던 모든 이를 당황하게 만든 정 PD였지만, 편집본을 지켜본 이들은 하나같이 "한 분야에만 특화된 그런 연출자 같다. 드라마 편집본은 정말 재미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세 여성의 '일과 사랑'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도 예고됐다. 임수정과 이다희, 전혜진도 이에 대해 큰 공감을 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임수정은 "지금 현재 제 실제 자연인으로서의 나이, 여성으로서의 나이에도 공감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다. 저희 드라마가 방영이 되면 20, 30, 40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받을 거라고 기대가 된다"고 자신했다.

박슬기가 현장에서 "감독님이 산만하고 정신이 없는 분"이라고 할 정도로 정 PD는 '정신이 없어 보이기'에 충분한 인물이었지만, 그 때문에 드라마는 더 '이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런 사람'이 만든 드라마라면, 얼마나 재미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인 것. 실제로 정 PD는 40분 정도의 기자간담회 시간 내내 "재미를 위해 만들었다"는 말을 무한 반복했다. 마치 '재미'밖에 모르는 것 같았던 그가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일과 사랑이 어떤 종류의 '재미'를 보여주게 될지 기대가 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