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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 향해 적응력 높인 KIA 터커, 돋보이는 라인드라이브 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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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달 17일 새롭게 합류한 KIA 타이거즈 외국인 좌타자 프레스턴 터커(29)는 배팅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타격을 한다는 게 인상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그렇게 쳤다고 한다. 맨손으로 치면 아무래도 감각은 좋지만, 빗맞으면 울림이 있으니까 부상 위험이 있다"고 했다.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1990~2000년대 몬트리올 엑스포스, LA 에인절스 등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맨손 타격으로 유명했다. 정확성과 파워를 고루 갖춘 타자였던 게레로는 통산 3할1푼8리의 타율과 449홈런을 때리며 2018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KIA는 제레미 해즐베이커 대체 선수로 터커를 영입할 당시 "배트 스피드가 좋고,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라고 소개했다. 파워 뿐만 아니라 정확성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실제 터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577경기에 출전해 101홈런을 친 경력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43경기에서 23홈런을 때렸으니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터커의 실전 타격을 지켜봐 온 박 대행은 "장타력을 지닌 타자는 아닌 것 같다. 컨택트 능력과 스윙 궤적을 보면 배트에 맞는 면이 많다는 게 강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좀더 적응하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더 많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정확성에 초점을 둔 스윙을 한다는 설명이다.

터커는 5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리그 첫 홈런을 날렸고, 3일 뒤인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호 홈런을 터뜨렸다. 키움전 홈런은 9회말 1사 1루서 최강 마무리로 꼽히는 조상우의 152㎞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으로 넘긴 비거리 120m짜리였다. 적응 과정이 순조로움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리고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날카로운 강습 타구로 안타 3개를 때려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1회말 2사후 좌완 선발 유희관의 101㎞ 커브를 잡아당겨 2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우익수 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렸고, 5회에는 123㎞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9회에는 윤명준의 145㎞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역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쳐냈다. 박 대행의 언급대로 최근 잘 맞은 타구, 즉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돋보이고 있다.

박 대행은 "엊그제 홈런을 쳤지만, 그보다는 3할을 유지하면서 알토란 활약을 기대한다. 타율 부문서 믿음이 간다"고 했다. 이날 5타수 3안타를 때린 터커는 타율을 2할7푼7리(65타수 18안타)로 끌어올렸다.

KIA는 이날 두산전서 2대7로 패했다. 최근 7경기에서 타선이 집중력을 잃어 평균 2.3득점에 그친 KIA로서는 '중장거리 타자' 터커의 빠른 적응이 일단 고무적이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