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의 승부수가 통합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게 할까.
헨리 소사 영입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이뤄진 SK의 추진력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SK가 소사 영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틀만에 계약까지 이뤄졌다.
그동안 12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던 브록 다익손이 올시즌 두번째로 퇴출되는 외국인 선수가 될 것으로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20명 중엔 첫 퇴출 선수다.
지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SK는 올해는 통합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그것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소사 영입이 잘 보여주는 사례다.
소사는 대표적인 이닝이터다. KBO리그에 와서 꾸준히 평균 6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엔 평균 투구 이닝이 6⅔이닝이나 됐다. KIA, 키움, LG에서 뛰면서 1선발 또는 2선발로 활약했던 소사는 SK에 와서는 3선발로 나선다. 예전엔 상대의 1,2선발과 맞대결을 펼쳤다면 이번엔 3선발과 만나는 날이 많아진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올시즌 워낙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데다 소사까지 가세해 SK는 1선발급만 3명을 보유하게 됐다.
소사가 대만에서도 150㎞이상의 빠른 공을 뿌려왔기 때문에 당장 등판해도 지난해와 다름없는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발력이 떨어진 공인구이기 때문에 소사의 강속구가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익손은 분명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투구 이닝이 SK의 기준엔 모자랐다. 평균 투구 이닝이 5⅓이닝이었다. 6이닝 이상 소화하는 투수에 비교할 경우 경기마다 불펜 투수 1명이 더 필요하게 되는 셈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등판할 때 불펜 투수들이 많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1∼3선발이 투구이닝을 많이 끌어줘 불펜진 소모를 줄여줘야 한다.
SK 불펜은 대부분 강속구 투수들이다. 특히 하재훈이나 강지광 등은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현재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여름에 들어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불펜의 체력 소모를 줄여야하는 이유다.
소사는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투수 중 스태미너가 출중한 선수 중 1명이다. LG에서 뛴 4년 동안 매년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3.52로 전체 3위에 올랐던 소사다.
외국인 선수엔 제한이 있고, 더 좋은 투수를 위해 괜찮은 투수를 버린 SK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