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자영업종인 '치킨집'이 최근 4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일 KB금융그룹이 발표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월 현재 전국적으로 약 8만7000개의 치킨집이 영업 중이며, 창업은 2014년 9700개에서 2018년 6200개로 감소한 반면 폐업은 매년 8000개 이상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15년 이후 4년간은 폐업 매장 수가 창업 매장 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국내 자영업 시장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첫번째 분석 업종은 창업 아이템으로 관심이 높은 동시에 업종 내 경쟁 역시 치열한 치킨집을 대상으로 했다. 지방행정인허가 자료 중 업태가 통닭(치킨), 호프/통닭으로 분류된 매장을 기준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현황 ▲치킨집 창업 및 폐업 실태 ▲주요지역 분석 ▲치킨집 영업 여건 진단 등 치킨집 현황과 시장 여건을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집은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11만 6000개의 21.1%(2만5000개)를 차지하는 핵심 업종이다. 그러나 최근 창업은 줄고 폐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치킨집 창업은 2014년 9700개에서 2015년 8200개, 2016년 6800개, 2017년 5900개, 2018년 6200개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폐업은 2014년 7600개에서 2015년 8400개로 늘어난 데 이어 2016∼2018년엔 각각 8700개, 8900개, 8400개로 집계됐다.
또한 치킨집 브랜드는 2017년 384개에서 지난해 25개가 더 늘어 409개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이는 외식프랜차이즈 주요 업종 중 한식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브랜드 수다.
가맹점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BBQ(1659개)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가맹점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BHC(1456개), 페리카나(1176개), 네네치킨(1037개)이 뒤를 이었다. 단위면적당 매출액은 교촌치킨이 3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티바두마리치킨, BBQ, 굽네치킨, 60계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지역별로 보면 치킨집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만9253개), 서울(1만4509개), 경남(5904개), 부산(5114개) 순이었다. 시군구별로는 수원에서 가장 많은 1879개의 치킨집이 영업중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창원(1688개), 부천(1683개), 청주(1644개)순으로 치킨집이 많았다. 한편, 인구 1000명당 치킨집 수는 전남이 2.43개로 가장 많았고 광주와 제주 2.34개, 충북 2.18개 순이었다.
시군구별 창·폐업 상황을 보면 최근 5년간(2014~2018) 치킨집 창업이 많았던 지역은 수원(784개), 청주(737개), 부천(698개) 순으로 나타났으며 폐업이 많았던 지역은 부천(988개), 수원(898개), 대전서구(873개) 순으로 분석됐다.
또한 2019년 2월 현재 영업중인 치킨집의 평균 매장규모는 63.6㎡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는 전북(75.4㎡), 대전(71.1㎡), 제주(68.1㎡), 세종(67.8㎡)순으로 평균 매장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2011년 67.5㎡에서 2018년 60.1㎡로 줄었다. 반면 폐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같은 기간 58.1㎡에서 64.7㎡로 늘어 규모가 큰 매장의 폐업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KB부동산 리브온 상권분석을 활용해 수원, 부천, 창원 등 주요 지역의 치킨집 상권을 살펴본 결과, 경쟁 심화와 매출 감소 등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중 치킨집이 가장 많은 수원에서는 최근 3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이어졌다. 팔달구 인계동에서는 62개 매장이 창업하고 78개 매장이 폐업해 가장 많은 창·폐업이 일어났다. 치킨집 폐업이 가장 많았던 부천에서는 상대적으로 창업이 빠르게 줄면서 2014년 이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대 인근 심곡동에서는 5년간 치킨집 117개가 창업하고 154개가 폐업했다. 현재 50개의 치킨집이 영업 중이며,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8%가 감소했다.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 치킨집이 가장 많은 창원의 경우도 2015년 이후 창업은 감소하고 폐업은 증가하면서 최근 3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보고서는 전체 치킨 시장의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경쟁 심화와 비용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 악화한 영업 여건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이 2013년 11.5kg에서 2018년 14.1kg으로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치킨전문점의 총 매출액도 2011년 약 2조4000억원에서 2017년 약 5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치킨 시장의 수요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11년 6200만원 수준이던 영업비용이 2017년 1억1700만원으로 89% 늘어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2%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영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경쟁이 심한 치킨 시장에서 차별화한 메뉴나 서비스, 가격 등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예비 창업자의 경우 상권분석서비스나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해당 상권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