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키 플레이어는 단연 이강인(18)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일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첫 번째 상대, 얄궂게도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다. 상대 전적은 한국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한국은 U-20 연령별 경기에서는 28승9무6패로 앞선다. 하지만 U-20 월드컵에서는 승리가 없다. 지난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16강에서 이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결했다. 두 팀은 라이벌답게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석패했다. 설욕전이다.
▶전천후 에이스 이강인, 일본의 경계 1순위
한국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첫 번째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0대1로 석패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1대0)과 아르헨티나(2대1)를 연달아 제압했다.
그 중심에는 '막내 에이스' 이강인(18)이 있었다. 이강인은 개막 전부터 전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정 감독 역시 '삼고초려' 끝에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강인은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한 차원 높은 키핑 능력으로 경기를 조율했다.
'이강인 시프트'도 있었다. 이강인은 포르투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할 때는 중원의 조율사로 나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와 공격을 이끌었다.
하이라이트는 아르헨티나전이었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이강인은 전반 42분 한국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는 절묘한 타이밍에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려 오세훈(20)의 골을 도왔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잡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 언론이 이강인을 '경계 1순위'로 꼽는 데 이견은 없었다. 스포츠호치는 1일 'A대표팀에도 소집됐던 등번호 10번의 이강인을 중심으로 높은 공격력을 자랑한다'고 보도했다. 풋볼 채널은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에서 아르헨티나 문전을 두드렸다'고 전했다. 게키사커 역시 '16강에서 붙는 한국은 이강인 등 해외파를 소집했다'고 이강인을 거론했다.
이강인은 "일본이 라이벌이긴 하지만 우리가 하던 대로 잘하는 것을 준비하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경기는 질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 예상 밖 선전-변수는 부상
한국과 격돌한 일본. 사실 '최정예 멤버'는 아니다. 그동안 일본 U-20 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던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18·FC도쿄), 공격수 아베 히로키(20·가시마), 골키퍼 오사코 게이스케(20·히로시마)는 A대표팀에 차출돼 이번 대회에는 제외됐다.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20·우라와)와 골키퍼 다니 고세이(19·감바 오사카)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뚜껑이 열렸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1승2무(승점 5)를 기록하며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3경기에서 4골-1실점을 기록하며 공수 균형을 자랑했다. 일본이 기록한 유일한 실점도 자책골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일본은 끈끈한 수비 조직력에 스피드를 묶어 상대를 공략했다.
변수는 있다. 부상이다. 일본은 주전 공격수 다가와 교스케(20·FC도쿄)와 최연소 미드필더 사이토 고우키(18·요코하마)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두 선수는 이탈리아와의 최종전에서 각각 오른허벅지와 왼쪽어깨 부상을 입었다. 일본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두 선수가 팀을 떠나 귀국하게 됐다. 추가 발탁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수단 변화는 기회이자 위기다. 다가와 교스케는 멕시코전에서 혼자 2골을 넣은 주전 공격수다. 하지만 부상으로 빠지면서 라인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전과는 다른 전술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언론 사커다이제스트는 일본이 16강전에서 4-4-2 전술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 미야시로 타이세이(19·가와사키) 등도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정용 감독은 "일본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다. 16강에 오른 한 팀일 뿐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