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번 당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힘겨웠던 수원 원정 연패도 벗어났다.
두산 베어스는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7대4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올 시즌 수원 전패에 빠져있었다. 수원에서 열린 5번의 경기에서 모두 졌다. 4월 2~4일 잠실 홈에서 열린 KT 3연전은 두산이 스윕승을 거뒀지만, 5월 21~23일 수원 3연전 스윕패에 이어 이번 3연전 중 2경기도 먼저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수원 원정 6연패 중이었다.
마지막날인 2일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선발로 등판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지난달 똑같은 장면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5월 22일 수원 원정 경기때 린드블럼이 KT 신예 배제성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고, 결과는 린드블럼의 판정패로 끝이 났다. 린드블럼이 5⅓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로 물러난 반면 배제성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타자들은 처음 상대하는 배제성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고전했던 이유가 바로 배제성의 체인지업이다. 올 시즌들어 체인지업을 정교하게 가다듬은 배제성은 최근 등판에서 효과를 보고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정말 좋더라. 키도 큰데(1m89)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치기가 쉽지가 않아보였다"고 말했다. 박건우, 허경민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 대부분이 왼손 타자인 두산 입장에서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날 두번째 만남에서는 두산 타자들이 배제성 공략에 성공했다. 1회부터 빠른 카운트 승부 보다는 차분하게 볼을 골라내면서 기회를 노렸고, 선두타자 허경민은 2루타 이후 도루로 3루까지 진루해 최주환의 희생플라이때 발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팀플레이를 펼쳤다. 두산이 선취점을 뽑자 배제성이 흔들렸다. 두산전 첫 등판때보다는 제구 안정성이 떨어졌고, 두산은 그 틈을 잘 노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인 4회에는 완벽히 무너뜨렸다. 볼넷과 장타가 연달아 터지면서 두산이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고, KT 벤치는 배제성을 내리고 불펜을 투입했다. 4회에 이미 멀찍이 앞선 두산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