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밤 칸을 완벽히 매료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프랑스의 유력한 일간지로부터 첫 평점을 받았다. 4점 만점의 3.1점. 상당히 높은 점수로 쾌조의 출발을 시작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기생충'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10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이날 '기생충' 공식 상영에는 봉준호 감독을 주축으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그리고 '기생충'의 제작자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문양권 대표를 비롯해 투자·배급사인 CJ ENM 관계자가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으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09) 이후 10년 만의 한국 컴백, '옥자'(17) 이후 2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기생충' 팀들은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환대를 받으며 뤼미에르 극장으로 안으로 입장, 미리 자리를 잡은 2300명의 관객으로부터 약 2분간 뜨거운 박수 세례를 받으며 상영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잘 살려있으며 한국 사회 현실의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 또한 신랄하게 담겨있었다. 영화가 시작된 초반부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관객이 단 1초도 흐트러지지 못하게 꽉 붙들어메는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131분을 이끌었다. 봉준호 감독이 던진 위트에 모두가 박장대소했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서는 모두가 깜짝 놀랐던 '기생충'. 모두가 '기생충'이 상영되는 내내 웃고 울으며 온전히 영화 속에 매료됐다.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쥰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다른 외신들도 "가장 뛰어난 형태로 봉준호가 돌아왔다"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이런 호평에 힘입어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필름 프랑세즈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3.1점이라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내렸다. 총 9개의 평점 중 만점인 황금종려상 마크를 무려 3개를 받았고 5개의 3점, 1개의 1점을 받았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평점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다. '페인 앤 글로리'는 르 필름 프랑세즈로부터 15명의 평론가 및 영화 전문 기자에게 11개의 황금종려상 마크를 받으며 총점 3.6점으로 독주를 펼치고 있다.
아직 공식 상영밖에 상영되지 않은 '기생충'은 오늘(22일) 오전 8시 30분, 11시45분, 오후 8시 세 차례 프레스 및 초청 시사회를 통해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점으로 쾌조의 출발을 알린 봉준호 감독의 역작 '기생충'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꺾고 올해 최고의 영화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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