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코미디 방송의 침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리며 지상파 방송사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론칭했지만 최근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와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시청률이 저조하다. '개콘'은 최근 5~6%대(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유지하다 1000회 기념 방송에서 간신히 8%를 찍었다. '코빅'은 2%대에 머물러있다.
이같은 코미디 침체의 원인으로는 개그맨들에게 기회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자주 꼽혔다. 느긋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반응이 적으면 금방 바꿔버린다는 것이다. 개그맨 본인들의 자성의 목소리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방송 시스템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개그프로그램만 유독 그런 것은 아니다.
공개코미디의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는 딱 하나다. 재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미가 없어진 것은 다른 이유도 많지만 개그맨들의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남탓이 앞섰다. 최근 진행된 '개콘'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전유성은 '자막'과 제작진 검증' 등을 비판했다. 공개코미디에서는 자막이 없어야하고 대학로 검증없이 제작진이 방송을 결정해 나태해지고 식상해졌다고 주장했다. 제작진 비판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자성이 먼저였다.
그런 의미에서 '코미디위크 인 홍대'는 개그맨들 스스로 코미디를 살려보자는 의도가 눈에 띈다. '코미디위크 인 홍대'를 기획한 윤형빈은 22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남대문에서 진행된 '프리뷰쇼- 릴레이 코미디위크 ㅋ리에이터의 역습'(이하 프리뷰쇼)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위크'는 개그맨들이 방송에만 국한되지 않고 외부로 나와서 공연장에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객을 직접 만나는 자리로 만들었다. 개그맨들 설자리가 많지 않은데 기회를 제시할수 있지 않을까해서 '코미디위크 인 홍대'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며 "2년동안 선배님들이 함께해주셔서 화제가 돼다. 첫회에는 이경규 선배님이 '응답하라 이경규'라는 코너를 해주셨고 2회때는 박수홍 김영철이 공연에 참여해줬다"며 "올해 개인적인 바람은 유재석 강호동 선배님들이 무대로 와야하지 않을까. 오실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농담했다.
플래폼에 상관없이 '웃겨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기획이다. 때문에 박준형 이수근 등 선배 개그맨부터 조재원 등 인기 유튜버까지 동등한 조건에서 공연을 하고 관객들에게 이를 선보인다.
박준형은 "지금 유튜브 등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재미있는 코미디만 보고있다. 무한경쟁이 아닌가 싶다. 이런저런 제약에 의해서 못했던걸 자기자신이 주인공 작가 PD가 돼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공평함 가운데 무한경쟁이 일어나면서 물론 수많은 실패가 나오겠지만 우수한 콘텐츠들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 논리를 공개 코미디에서도 생각한다면 무한경쟁시스템으로 다시 가야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 가운데 우수한 콘텐츠가 양산되고 더 노력이 나온다. 경쟁에서 못웃겨서 도태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다. 열린무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말했다.
150만 유튜브 구독자를 가진 개그맨 출신 크리에이터 조재원은 "나도 코미디 극단에 있었다. 그게 다 밑바탕이 됐고, 배웠기 때문에 유튜브 무대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매우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기에 앞서 '코미디위크'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윤형빈 선배님께 감사하다. 주 무대가 온라인이라서 오프라인 공연이 욕심났다. 밤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프리뷰쇼'는 내달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본편인 '코미디위크 인 홍대'는 8월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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