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인아, 빨리 와!"
조영욱(서울)의 목소리가 널리널리 울려 퍼졌다. 저 멀리 걸어오던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은 형님의 격한 환호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23일 정오,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반한 막내' 이강인이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도착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선수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한 자리에 모여 이강인을 반갑게 맞이했다.
팀 사정상 하루 늦게 파주에 도착한 이강인. 그는 오랜만에 만난 형들이 반가운지 만나자마자 하이파이브를 하며 마음을 표현했다. 몇몇 선수는 이강인을 둥실둥실 안으며 다소 격한(?) 환영 인사를 했다.
이들은 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사이다. 다음달 폴란드 일대에서 펼쳐지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준비하며 2년 전부터 동고동락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2017년 10월, 파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부터 발을 맞추며 월드컵 꿈을 키워왔다.
이제 그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시간이다. 정 감독은 지난 22일 파주NFC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에 돌입했다. 마지막 옥석 가르기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과 몸상태를 점검한 뒤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생존경쟁에 나선 리틀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경쟁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이들의 우정이었다. 형들은 멀리서 온 막내에게 어서 오라며 손짓했다.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춘 만큼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고 반갑다. '맏형' 조영욱은 짐짓 "이강인이 오는 줄도 몰랐다. 왜 저런 옷을 입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농담했지만, 조영욱과 이강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형들보다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 그는 "20세 형들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 와서 재밌을 것 같다. 좋은 기회를 잘 잡아서 20세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