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탬퍼드브릿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감독도 선수도 모두 화가 났다. 4만여 명 가운데 오로지 골대 뒤 구석에 있던 번리 팬들만 신이 났다.
첼시는 22일 밤(현지시각)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릿지에서 열린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이 경기 전까지 첼시는 승점 66으로 5위였다. 다음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3위와 4위 자리를 놓고 토트넘(승점 67) 아스널(승점 66) 맨유(승점 64)와 치열한 자리 다툼 중이었다. 이날 경기는 첼시의 35번째 리그 경기였다. 다른 팀들보다 1경기 더 치르는 상황이었다.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상대는 번리. 객관적인 전력에서 첼시가 한 수 위였다.
얼떨결에 첫 골을 내줬다. 전반 8분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볼이 뒤로 흘렀다. 번리의 헨드릭이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골네트를 갈랐다. 불의의 일격이었다.
그래도 곧 추스렸다. 첫 골을 내주고 4분 뒤인 12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아자르가 왼쪽에서 번리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리고 골문 안으로 패스했다. 캉테가 달려들어 그대로 슈팅, 골네트를 갈랐다. 2분 뒤 역전골을 뽑아냈다. 곤살로 이과인이었다. 문전 앞에서 볼을 잡은 뒤 수비수를 제쳤다. 아즈필리쿠에타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슈팅, 골을 만들어냈다.
무게 중심이 첼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손쉽게 첼시가 승리하는 듯 했다. 4만여 첼시 팬들은 자신들의 머리 속에 그렸던대로 경기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반 24분 번리가 동점골을 넣었다. 프리킥에 이어 두 차례의 헤딩패스가 절묘하게 나왔다. 이를 반스가 잡고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골이었다.
후반 첼시는 파상공세를 펼쳤다. 번리는 밀집수비 모드로 나왔다. 첼시의 슈팅을 계속 막아냈다. 종반에 들어서면서 번리 선수들은 계속 쓰러졌다. 첼시 팬들은 흥분했다. 고의적으로 시간을 끄는 것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양 팀 선수들 사이에 신경전도 펼쳐졌다. 서로를 밀치기도 했다.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은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경기 후에도 마찰이 일었다. 첼시 관중들 사이에서 있던 몇몇 번리 팬들이 기쁨을 표하다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자석에서도 사건이 있었다. 무승부에 흥분한 첼시 팬 한 명이 기자석 쪽에다가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했다. 손가락의 끝에는 한 라디오 캐스터가 있었다. 번리 지역 라디오였다. 안전요원이 와서 그 팬을 떼어냈다.
대다수의 첼시 팬들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나갔다. 그 와중에 원정석에 있던 번리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노래를 부르고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