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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대구였지만...히로시마는 또 통곡의 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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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에게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통한의 벽이었다.

대구는 2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히로시마(일본)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0대1로 석패했다. 경기 내내 공격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몰아쳤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전반 상대에게 코너킥 상황 통한의 세트피스 실점을 하며 무릎을 꿇었다.

ACL 새내기인 대구는 조별리그 첫 경기인 멜버른 빅토리(호주) 그리고 강호 광저우 헝다(중국)을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세 번째 경기인 히로시마 원정 경기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대2로 패해 상승세가 꺾였다.

당시 패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주공격수 에드가가 부상 후유증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고, 당시 대구는 K리그와 ACL로 이어지는 힘겨운 경기 일정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패배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히로시마의 잘 짜여진 수비 조직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히로시마는 짠물 수비를 앞세워 J리그에서도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대구는 홈에서 히로시마에 설욕을 노렸다.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고, 지난 히로시마전과 달리 대구가 자랑하는 에드가-세징야-김대원 스리톱이 선발로 출격했다.

그러나 히로시마의 수비력은 대구에서도 여전히 강했다. 경기 내내 대구가 득점을 위한 공격 흐름을 가져가려 애썼지만, 번번이 히로시마 수비벽에 막혔다. K리그에서 대구는 빌드업 과정 백패스가 많지 않은 팀인데, 히로시마를 상대로는 세징야, 츠바사 등 패스 능력이 좋은 선수들도 줄 선수를 찾지 못하고 백패스를 하는 장면이 많았다.

대구는 90분동안 상대보다 7개 많은 11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전반 실점 후 공격 성향이 강한 정승원을 류재문 대신 조기 투입하고, 후반 제공권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징야를 빼고 장신 수비수 정태욱을 전방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히로시마 수비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히로시마가 K리그에서 대구가 보여주던 축구를 했다. 강력한 수비를 기본으로 하고, 잘 짜여진 조직력 속 역습 한 방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반 센터백 아라키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는데, 가까운쪽 포스트를 향해 낮고 강한 코너킥을 보내 예상치 못했던 아라키의 공격 가담 찬스를 노린 건 완벽한 작전이었다. 히로시마의 이날 슈팅은 단 4개 뿐이었다. 역습 상황이 아니면 최전방 공격수 패트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했다.

대구는 이 패배로 16강 진출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됐다. 2승2패 승점 6점에 그치며 조 3위로 처지게 됐다. 이날 광저우와 멜버른이 1대1로 비겨 히로시마가 승점 9점을 1위, 광저우가 승점 7점으로 2위에 자리하게 됐다. 멜버른은 1무3패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다음 광저우 원정경기 승리가 꼭 필요하게 됐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