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눈은 옳았다. KT의 주 권이 중간에서 확실한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 권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5-5 동점인 6회말 등판해 8회말까지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9회초 강백호의 적시타로 6대5 역전승을 하며 주 권에게 승리투수가 주어졌다. 시즌 2승째다.
6,7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잘 막은 주 권은 8회말 7번 정 훈과 8번 김준태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9번 신본기의 번트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3루로 던져 아웃시켜 1사 1,2루를 만들었고, 이어 1번 전준우를 우익수 플라이, 2번 아수아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주 권이 위기를 잘 넘긴 뒤 KT는 9회초 2사 1,3루의 찬스에서 강백호가 안타를 치며 이길 수 있었다.
선발과 중간을 자주 오갔던 주 권은 올시즌을 중간으로 시작했다. 이강철 감독은 "주 권이 선발로 나서면 긴 이닝을 던져야하기 때문에 구속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많이 맞았다"라며 "중간으로 1∼2이닝을 던지게 하면 공을 세게 던져 구속도 빠르게 올라와 충분히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 권의 보직을 중간계투로 놓았다.
그리고 그것이 성공하고 있다. 주 권은 그동안 10경기에 나와 12⅓이닝을 던져 8안타 3볼넷 5탈삼진 6실점을 했다. 2승1홀드 평균자책점 4.38의 좋은 기록을 낳고 있다.
처음엔 필승조인지 추격조인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필승조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만큼 이 감독의 믿음이 크다는 것.
주 권은 "불펜 연습 투구할 때 컨디션도 좋았고, 코치님께서도 칭찬을 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등판했는데,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다"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장성우 선수가 편하게 투구하라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라고 했다.
"요즘 중간 필승조나 접전 상황에서 등판을 많이 하는데, 김재윤, 정성곤 등 좋은 투수들이 뒤에서 받치고 있어, 짧은 이닝 동안 자신감을 갖고, 온 힘을 쏟으려 하는데,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보직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