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금잔디가 전통가요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2000년 '영종도 갈매기/젖은 유리창'으로 데뷔한 뒤 10년 여의 무명 시절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가요팬이라면 금잔디의 이름과 얼굴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금잔디는 겸손했다. 오히려 전통가요의 허리 축으로서 해내야 할 것들에 대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전통 트로트를 고집한다. 빠르고 가벼운 세미 트로트가 강세를 부릴 때도 금잔디는 꾸준히 한과 얼을 담은 정통 트로트로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와 사랑스러운 무대 매너까지 더해지며 '일편단심' '오라버니'와 같은 히트곡이 탄생했다. 그렇게 '고속도로의 여왕'으로 인정받은 금잔디는 신곡 '사랑탑'으로 또 한번 대중의 심금을 울린다. '사랑탑'은 황혼에 선 이가 사랑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가슴 아픈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한을 담은 가사는 각박한 삶에 지친, 혹은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의 공감과 향수를 자극하고 그 회한의 끝에서 '내 인생만 이런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안기기도 한다.
그렇게 꾸준히 전통가요에 대한 고집을 이어온 금잔디다. 그런 그를 문희옥 김수희 등 많은 선배들이 아끼고 사랑한다. 최근에는 나훈아도 금잔디를 알아봤다. 나훈아는 지난 2월 17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후배 가수들과 작곡가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이 자리에는 금잔디 박상철 박진광 박진도 신유 이혜리 장윤정 진성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금잔디는 나훈아가 특별히 만나고 싶은 후배 중 한명으로 꼽혀 초대됐다.
"나훈아 선생님이 만찬자리에서 가벼운 전통가요를 만들지 말 것, 그리고 트로트라는 말보다는 전통가요라는 말을 쓰자는 것을 당부하셨다. 또 '전통가요가 나만 잘나면 돼, 나만 튀면 된다는 마인드가 많았는데 그걸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선배님들을 존경하고 겸손하며 후배들에게는 따뜻한 충고와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우리가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독불장군과 같은 마인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타가 되고 인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누구도 전통가요를 무시하지 못할 거다. 선배님들이 뿌리를 만들어주셨다면 기둥은 우리가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후배들을 더 아울러 하나의 나무를 만들어가야 한다. 나훈아 선생님 말씀 한 마디에 나도 노력하고 있으니 내가 바뀌면 후배들도 따라와주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금잔디는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도전자들이나, '트로트 대세' 홍진영과 같은 후배들에게 무한한 격려와 애정을 드러냈다.
"홍진영은 너무나 훌륭한 음악을 내고 있다. 워낙 끼가 많은 친구고 정말 착한 친구다. 나 또한 홍진영을 응원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이 많이 나오면 전통가요 시장도 넓어질 거다. '미스트롯'은 나도 재미있게 본방사수하고 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후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 트로트라고 하면 '뽕짝' '천박한 음악'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력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나와줘서 너무나 고맙다. 자신감도 생겼다. 기분이 너무 좋다. 후배들도 분발하고 선배들도 긴장하고 서로 단합해서 윈윈하다 보면 전통가요가 부흥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전통가요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지면 K-트로트, K-올드송 같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거다. 단단한 전통가요 시장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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