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블 측이 '스포와의 전쟁'에 나섰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연출한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은 개인 SNS에 영화 내용에 대한 비밀 유지를 부탁하는 자필 서명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전편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개봉 당시에도 개봉 전 "타노스가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Thanos Demands Your Silence)라는 해시태그를 공개하며 스포 방지를 당부했던 루소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기억하세요. 타노스는 여전히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Remember, Thanos still demands your silence)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마블은 앞선 MCU 영화들,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에 대해서는 스포일러에 대해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보통 영화들이 개봉일이 1~2주 전 언론시사회를 갖고 언론 및 평단에 먼저 공개하는 것에 반해 전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개봉 하루 전날 시사회를 진행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마찬가지. 25일 개봉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언론시사회는 전날인 24일 진행.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일말의 스포일러도 철저히 방지하고자 했던 마블은 전체 영화 중 단 8분 가량을 선공개하는 풋티지 영상 상영화에서도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컴 용어)를 설정해, 개봉 전까지 영화에 관한 자세한 언급을 철저히 금했다.
마블의 스포일러 방지 단속은 출연 배우들도 피할 수 없었다. 마블 측은 배우의 입을 통해 퍼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출연 배우들에게 본인이 출연하는 분량 부분의 시나리오만 건네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가짜 내용을 담은 가짜 시나리오를 건네기도 했다. 특히 앞서 '말실수'로 인한 스포 전적(?)이 있는 스파이더맨 역의 톰 홀랜드와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에 대한 마블의 감시(?)는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소 형제는 지난 18일 로튼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톰 홀랜드는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른 채 연기를 했다. 스포일러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전체 시나리오를 읽은 배우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개국공신인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지 주니어 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원래부터 마블 스튜디오는 스포일러에 예민하기로 유명한 제작사이긴 하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입단속과 스포일러 단속이 이전 마블 스튜디오 영화들에 비해 유독 더 철저한 이유는 이들 시리즈가 마블 스튜디오가 10년간 구축해 온 MCU에 엄청난 반환점을 맞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몇몇 주요 배우들과 마블 스튜디오와의 계약 만료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10년간 MCU를 이끈 메인 히어로들의 죽음 혹은 퇴장까지 예상되고 있어 마블 측은 스포일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철저하다 못해 치열한 스포 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4분 30분 분량의 영상이 유튜브에 유포됐다. 이는 앞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풋티지 영상과는 다른 영상으로 '어벤져스' 멤버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최후의 전투 등 매우 중요한 장면이 포함 돼 있었다. 영상의 유출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휴대전화로 조악하게 촬영된 영상이니 만큼 불법적인 촬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이 유포되자 마블 스튜디오 측은 발빠르게 유튜브에 삭제를 요청했고, 현재는 완전히 삭제된 상태다.
'어벤져스4'는 인피니티 워 이후,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 된 살아남은 어벤져스 조합과 빌런 타노스의 최강 전투를 그린 영화다.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마크 러팔로, 크리스 헴스워스, 제레미 레너, 폴 러드, 브리 라슨, 조슈 브롤린 등이 가세했고 '어벤져스' 시리즈를 이끈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러닝타임은 180분 57초.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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