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활약이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베탄코트는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8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NC는 이날 선발 전원 안타 등 20안타(2홈런)를 몰아치면서 SK를 14대11로 이겼다.
전날 창원 LG 트윈스전에서 3타수 2안타로 감을 살린 베탄코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2회초 1사 1루에서 SK 선발 투수 박종훈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어진 김태진의 우중간 2루타 때 홈까지 밟으면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4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중전 안타로 출루한 베탄코트는 5회초 2사 2루 풀카운트에서 박종훈이 뿌린 120㎞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26일 창원 KT 위즈전 스리런포 이후 한동안 침묵했던 방망이가 폭발했다.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베탄코트는 동료들의 축하 세례를 받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만큼은 수비도 탄탄했다. 팀이 13-4에서 13-11까지 추격 당한 8회말이 백미였다. 2사 1, 2루에서 제이미 로맥이 1루 더그 아웃 방향으로 친 파울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으면서 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로맥이 마무리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집중력 있는 커트를 하고 있던 상황에서 안타 하나로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만들면서 달아오른 분위기를 식힐 수 있었다.
베탄코트는 시즌 초반 3경기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서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창원 KT 위즈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1군 말소됐다. 2군에서 재활을 거쳐 지난 13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군에 복귀한 베탄코트는 중심 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됐지만, 16일까지 3경기서 12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보였다. 17일 창원 LG전에선 무안타 행진을 마쳤지만, 연장전 수비에서 결정적 실책을 범하면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8일 LG전에서 3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살렸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SK전을 앞둔 베탄코트는 타격 훈련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스스로 타격폼을 조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코치진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반전을 위해 노력했다. SK전에서의 맹활약으로 베탄코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팀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탠 소중한 활약이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