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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유리천장 깨자"..'세젤예'→'더 뱅커', 韓드라마는 올해도 '여성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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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최근 젠더(Gender)와 관련된 이슈가 사회 전반을 휩쓸며 이를 반영한 예능과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미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등 달라진 방송가의 모습이 눈에 띄었고, 드라마 속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크게 키워지며 새삼 달라진 시대를 실감케했다.

지난 한 해는 유독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각종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로 이영자와 박나래의 이름이 크게 언급됐고, 실제로 이영자가 방송 3사 중 KBS와 MBC의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나 이들의 활약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 또한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들에서는 일명 '여성 연대'로 분류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 사이의 연합이 그려지며 과거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등의 속설 등에도 전면 대항,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들 중 JTBC '미스티'에서는 앵커 고혜란(김남주)이 후배 기자인 한지원(진기주)를 키워냈고, JBT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윤진아(손예진)가 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했다. 또한 JTBC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판사인 박차오름(고아라)이 직장내 성희롱과 성고정관념 등에 대해 대항했고,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도 대학 내 '외모지상주의'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려내며 공감을 받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의 모습들처럼 '대항'의 의미를 담지는 않았으나, 충분히 여성의 연대를 그려내는 드라마들의 탄생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올해 초를 뜨겁게 달궜던 JTBC 'SKY캐슬'은 엄마들의 '대결'이 그려지기도 했으나, 결국에는 모두가 화해하고 더 나은 방향의 발전을 위해 힘썼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그동안 설 자리를 잃었다던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서며 '여성중심 드라마'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또한 최근 종영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도 이나영과 김유미, 김선영 등이 함께 고민을 토로하고 하나가 되는 장면 등을 담으며 여성의 고민 등이 전면에서 다뤄졌고, 공감을 얻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는 엄마인 박선자(김해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 강미선(유선)은 워킹맘으로, 강미리(김소연)은 회사에서 유능함을 인정받은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막내인 강미혜(김하경)는 어린 나이에 문학상을 집어삼킬 정도로 유능했던 괴물 신인으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인물.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친딸이 아닌 강미리를 챙기는 엄마 박선자와 언니 강미선의 모습이 가슴 따뜻한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는 이야기를 주도하는 주체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기 때문에 색다른 공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일반적인 주말드라마의 경우 아버지 또는 남편 등에게 기대 사건을 해결해왔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는 엄마와 세 딸들이 주체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뿐만 아니라 올해 드라마계에는 다양한 여성 연대가 등장할 예정이다. MBC '더 뱅커'에서는 적인 줄만 알았던 도정자(서이숙)과 한수지(채시라)가 깊은 공감을 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도정자는 은행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수지에게 아무도 믿지 말라며 "은행 유리천장을 다 부수라"고 조언했다. '유리천장'은 '여성 드라마' 속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이자,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의 '한계'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실제로 채시라는 드라마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전했다.

앞으로 등장할 드라마들도 이와 유사한 형태들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7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JTBC '멜로가 체질'은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이 된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라는 화제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여성들의 연대가 이뤄진다는 부분이 흥미를 끈다. 동갑내기 친구 임진주(천우희)와 황한주(한지은), 그리고 이은정(전여빈)이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 특히 '강제 한집 살이'를 시작한 세 친구의 일상이 코믹하게 그려질 예정이기에 기대감도 높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연대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공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 드라마 작가, 제작사 마케팅 팀장, 다큐멘터리 감독 등 각자 전문적인 직업을 갖춘 등장 인물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우정 등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그려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