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포수 최재훈(30·한화 이글스) 국내 선발진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최재훈은 올 시즌 팀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다.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8푼3리로 팀 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로 높고, 지난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1홈런)와 함께 연장 10회초 결승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타율 2할6푼2리-1홈런으로 타격에서 부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최고의 활약에도 최재훈은 마음껏 미소 짓지 못했다.
국내 선발 투수들의 부진 때문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5.06으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한화는 시즌 전부터 선발진 구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고, 김성훈, 박주홍 등 젊은 투수들을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캠프 기간 이들의 성장이 보였다. 그리고 새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도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젊은 투수들이 흔들렸다. 김재영은 첫 등판 만에 부상했다.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선 장민재 만이 2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
14일 수훈 선수가 된 최재훈은 "승리 투수를 못 챙겨줘서 (장)민재에게 미안하다. 또 국내 선발 투수들에게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결과가 포수 잘못 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의 제구가 뒷받침 될 때 포수 리드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최재훈은 "포수가 능력이 있으면 투수도 잘 따라줄 것이고,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투수 잘못도 있지만, 포수가 더 잘못이 있다고 본다. 서로 얘기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다. 최재훈은 "고민도 되고 부담감도 있다. 외국인 투수들은 어느 정도 던지는 것 같다. 국내 선발 중에선 민재만 2승이 있다. 더 해야 한다. 선발 투수들과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 "승리를 못 만들어줘 정말 미안하다. 서로 잘 된 점과 안 된 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투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타석에서 만큼은 만점 활약을 보이고 있다. 최재훈은 "시즌 초반이라 아직 불안감은 있다. 그래도 작년보다 홈런이 빨리 나왔고, 내 커리어하이인 2개를 쳐서 기분이 좋다.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다. 치는 것보다 출루 욕심이 많다"면서 "작년에는 장타 욕심이 생겼다. 홈런을 친다고 했는데 1개를 쳤다. 결과적으로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 마음을 비웠다. 출루율을 높여서 투수를 괴롭히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