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언제쯤이면 진면목을 볼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28)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9경기 동안 타율 2할8리(53타수 11안타), 홈런 없이 3타점이 전부. 출루율 3할3푼3리, 장타율 3할2리다. 그런데 이달 들어선 '부진'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1경기 타율 7푼7리(26타수 2안타), 1타점. 출루율 2할2푼6리에 장타율은 7푼7리에 불과하다. 양상문 감독은 아수아헤를 하위 타순에 배치해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타격감이 살아나길 바라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간극은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아수아헤는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 수비가 강점으로 꼽혔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기대감을 끌어 올렸고, 한때 리드오프감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에는 이런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부진이 거듭되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지는 모양새다. 2루수로 출전한 18경기 144⅔이닝 동안 실책 1개, 수비율 9할8푼9리로 그나마 막아준게 다행스러워 보일 정도다.
문제는 현재 롯데에 아수아헤를 대체할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 현재 롯데 1군에서 아수아헤의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오윤석, 정 훈이 꼽힌다. 하지만 오윤석은 타격 면에서 아수아헤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는게 약점. 정 훈도 2루 수비 경험이 있지만, 외야수로 활약할 때 좀 더 나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병우를 유격수로 활용하고 2루수 경험이 있는 신본기를 내세우는 방안도 있지만, 자칫 두 포지션 모두 침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꼽긴 어렵다. 캠프 기간 좋은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신인 고승민은 2군리그 10경기서 타율 2할(25타수 5안타)에 그치는 등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모습이다.
현 상황에선 롯데가 타선 반등을 위해 막무가내로 아수아헤를 빼긴 어려워 보인다. 재정비를 위한 2군행이 자칫 자신감 하락과 의욕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쉽게 쓸 수는 없는 방법이다.
리듬이 살아나면 탄력이 붙는 타격 흐름이나 지금까지 치른 경기 수를 감안하면 아수아헤의 거취를 논하긴 이르다. 아직까진 지켜볼 여지가 있다. 다만 결정의 시기가 다가왔을 때, 아수아헤의 빈 자리를 채울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은 부분은 롯데의 발목을 잡을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