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등장으로 키움 히어로즈 뒷문이 든든하다. 그러나 무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키움은 조상우(25)가 그라운드에 복귀하면서 마무리 투수 걱정을 확실히 덜었다. 그동안 뒷문 걱정이 많았다. 지난해 김상수가 18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안정감이 부족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도 5.67(최하위)로 높았다. 필승조 역할을 할 수 있는 강속구 투수 조상우의 이탈이 컸다. 그러나 징계가 풀린 뒤 돌아온 조상우는 쌩쌩하다. 오히려 지난 시즌 초반보다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체중 감량으로 본인이 가진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벼운 느낌이 들 것이다. 조절을 잘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압도적인 활약이다. 조상우는 9경기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하면서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20으로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압도한다. 8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00% 세이브를 달성. 현재 8세이브로 리그에서 원종현(NC 다이노스)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조상우는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계속 하고 있다.
다만 시즌 초반 많은 등판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팀이 18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절반인 9경기에 등판했다. 아직 힘이 있고,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자주 쓰는 건 어쩔 수 없다. 1~2점차를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가장 믿을 만한 마무리 투수 이기 때문. 하지만 계속해서 '조상우가 등판해야 할 순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찜찜하다. 13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선 키움이 8회까지 5-1로 리드했다. 9회초 조덕길이 등판해 3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결국 조상우가 등판했다. 그는 5-2로 앞선 2사 1,2루에서 정은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으나, 노시환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조상우는 이틀 연속 등판하게 됐다.
1~2번이 아니다. 올 시즌 키움 불펜진에는 '믿을맨'이 부족하다. 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추격을 허용하고 끝내 조상우를 투입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키움은 불펜 평균자책점 5.93으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조상우의 활약에도 부진한 투수들이 많다. 이보근은 구위를 찾지 못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 김상수 한현희 오주원 등 필승조도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장 감독은 "자주 등판하고 있는 건 맞다.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 시즌 중후반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를 하면서 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불펜 부진이 계속된다면, 조상우의 등판 관리도 쉽지 않다. 결국 장기 레이스를 위해선 뒤를 받쳐줄 투수들이 필요하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