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골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경기장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가와사키전 극장골의 주인공, 울산 김수안이 경기 후 뜨거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9일 오후 8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3차전,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9분 김도훈 감독은 신진호를 빼고 '1m92 최장신' 김수안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높이로 가와사키 수비라인을 흔들겠다는 의지였다. 양팀 대표 공격수 주니오와 다미앙이 꽁꽁 묶였다. 0-0무승부가 유력하던 후반 추가시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어 김수안이 머리가 번쩍 빛났다. 문전으로 달려들며 혼신의 다이빙 헤딩로 정성룡을 뚫어냈다. 이 한골에 힘입어 울산이 1대0으로 승리했다. 김수안은 김도훈 감독을 끌어안는 세리머니로 감사를 표했다. 김도훈 감독은 기대에 부응해준 애제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의 MOM은 당연히 김수안이었다. 김수안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는데 교체로 마지막에 들어가게 됐다. 사전에 미팅에서 준비한 움직임이 잘 맞아떨어졌다. 내 골로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팀에서 주로 수비를 보고 있다. 제가 신체적인 조건이 좋다. 감독님이 상황에 따라서 공격적인 부분을 요구하신다. 평소에 준비하라고 말씀하셔서 잘 준비해왔다"고 했다.
김도훈 감독을 향한 세리머니에 대해 "오늘 마지막 카드로, 중요한 시점에 저를 믿고 기회를 주셨다. 득점하게 돼 감사하다"며 거듭 고개숙였다. "정말 오랜만에 득점했다. 앞으로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경기장에서 뛰는 자체가 너무 좋다. 경기장에 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