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SS501 출신 가수 김형준이 데뷔 14년만에 거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모범경찰' 표창을 받고 전역 후 컴백하자마자 성폭행 피소를 당했다.
SS501의 김형준은 최근 '2010년 5월 고양시의 자신의 집에 찾아온 김형준으로부터 성폭행 당했다"는 고소를 당했다. 컴백과 더불어 남미와 일본 등 월드투어에 나선 김형준으로선 데뷔 이래 첫 논란이다. 김형준 측은 고소인 A씨에 대해 강경 법적대응을 선포한 상황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씨가 김형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시점이 9년전인 2010년 5월이라는 점이다. 고발 시점이 지난해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미투' 폭로와는 시간 차가 있다. A씨는 "최근의 연예인 성범죄 폭로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최근 뉴스 타임라인을 잇따라 장식해온 '정준영 후폭풍'의 일환인 셈이다. 정준영·승리·최종훈 등은 최근 여성과의 성관계 등을 불법 촬영해 유포하는 등의 성범죄로 입건된 상태다.
A씨가 밝힌 김형준의 성폭행 당시 정황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일하던 바에서 김형준을 처음 만났고, 2010년 5월 김형준이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는 것. A씨는 "두 차례 거부했지만 김형준이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했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에 수치심이 많이 들었다. 인간적 존중도 없었다"면서 이후 사과는 없었고, 자신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측 소속사는 "성관계는 사실이나 강압은 없었다"면서 "해외 투어 중이라 한국에 돌아오면 경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A씨에 대해서는 "2010년 당시 지인과 둘이서 술자리를 갖던 중 함께 있던 여성 접대부다. 그쪽이 원해 그의 집에서 합의 하에 관계를 맺은 것"이라며 "연예인이란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지난 '미투' '빚투' 열풍을 떠올려보면, '미투'와 '무고'에 대한 판단은 두고볼 필요가 있다. '성관계'에 대해서는 양 측 모두 인정한 바, 그 과정에서의 강제성 여부에 대한 A씨와 김형준 측의 치열한 진실공방만 남았다.
경찰은 김형준이 해외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4월초부터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김형준과 고소인의 대질조사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준은 2005년 5인조 그룹 SS501로 데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솔로 활동과 연기에 대해 강한 열망을 보이는 '야망돌'로 유명했다. 프로게임단 숙소에 머물며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기도 했다. SS501은 '경고' 'U R Man' '스노우프린스' '내 머리가 나빠서' 등의 노래를 남긴 채 2010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됐다. 김형준은 허영생-김규종과 함께 SS301로도 활동하는 한편 드라마 '자체발광 그녀'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했다.
김형준은 2017년 4월 6일 경기남부경찰청 홍보단으로 입대, 지난해말 만기 전역할 당시 '성실하고 꾸준한 복무태도'를 호평받으며 모범의무경찰 표창을 받은 바 있다. 김형준은 27일 새 앨범 '스냅샷'을 발매했고, 23일 멕시코시티와 25일 페루, 30일 볼리비아 공연을 마쳤다. 4월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김형준은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도 전에 데뷔 14년만에 처음 맞는 거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두 사람의 진실게임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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