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처음으로 쓴 선발 마스크. 장승현은 기다렸다는듯 2개의 장타로 존재감을 뿜어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장승현을 선발 포수로 기용했다. 장승현의 시즌 첫 선발 출전이었다. 현재 두산의 주전 포수는 박세혁이다. 양의지의 이적 이후 새 주전 포수로 낙점된 박세혁은 개막 이후 줄곧 선발로 나서고 있다. 양의지가 있을 때는 박세혁이 2번째, 장승현이 3~4번째 포수였다가 이제 차례로 한단계씩 역할이 상승했다.
8번타자로 나선 장승현은 호쾌한 장타 2개를 터뜨렸다. 0-0이던 3회초 1아웃 주자 없는 가운데, 삼성의 선발 투수 백정현을 상대로 2B에서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비록 후에 병살타가 나오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장승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단타가 아닌 장타를 기록해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두산이 0-1로 뒤지던 5회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아웃에 김재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두산 타선은 이날 전반적으로 백정현의 투구에 묶여있었다. 어렵게 만든 2사 1루 기회에서 타자는 장승현. 다시 백정현을 상대한 장승현은 상대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노렸다. 3B에서 스트라이크 1개를 지켜본 후 헛스윙을 하며 풀카운트. 이후 장승현은 6구째 들어오는 공을 손목 힘으로 오른쪽 파울 라인 안으로 살짝 들어오는 2루타를 기록했다. 1루 주자 김재호가 홈까지 들어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1-1 동점을 만드는 점수였다.
백정현을 상대로 무려 8이닝 동안 단 1점밖에 내지 못할 정도로 꽁꽁 묶였던 두산은 결국 9회초에 마무리를 위해 등판한 삼성의 신인 원태인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면서 4대2로 승리할 수 있었다.
장승현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다시 각인시켰다. 사실 두산의 포수 경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박세혁 외에도 장승현과 이흥련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내내 백업 경쟁을 펼쳤고, 수비가 조금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은 장승현이 개막전 엔트리에 들 수 있었다. 공격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이처럼 좋은 타격을 해줬다는 것이 상당한 플러스 요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