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시즌 초 공격력이 영 신통치 않다.
한 경기에 2~3점 뽑기가 어려웠던 2017년과 흡사하다. 마운드는 제 몫을 했는데 타선이 뒷받침 안됐던 그해 LG는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고도 포스트시즌 나가지 못했다. 7경기를 치른 30일 현재 LG의 팀 타율은 1할9푼6리로 10개팀 가운데 최하위다. 유일한 1할대 팀 타율이다. 당연히 경기 평균 득점도 꼴찌다. LG의 평균 득점 3.14점은 8.29점을 기록중인 한화 이글스의 3분의 1 수준이다. 5경기에서는 1~2득점에 그쳤다.
반면 투수들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2.11로 단연 1위다. LG 마운드가 크게 개선된 건 볼넷 비율이 대폭 줄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7경기에서 내준 볼넷은 15개 밖에 안된다. 한 경기에 2개 정도 내준 셈이다. 한화,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는 이 수치가 LG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향상됐다는 점에서 LG는 올해 '다크호스'로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타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류중일 LG 감독은 전지훈련 연습경기 때부터 고정된 타순을 쓰고 있다. 타순 변동이 거의 없는 팀이 LG인데, 타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거나, 주전 포수 유강남이 쉬는 날 라인업이 바뀌는 정도다.
LG의 득점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상위타선 4명의 동반 침묵 탓이다. 톱타자 이형종, 2번 오지환, 3번 김현수, 4번 토미 조셉 등 4명의 합계 타율은 1할6푼5리 밖에 안된다. 김현수는 8푼7리(23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이들의 올해 연봉은 각각 1억7000만원, 4억원, 13억원, 11억3700만원이다. 평균 7억4400만원에 이른다.
특히 김현수가 좀처럼 배팅 감각을 찾지 못하는 건 문제가 있다. 29타석에서 2안타와 5볼넷을 뽑았을 뿐, 홈런은 한 개도 없고 1타점을 기록중이다. 뒷타자 조셉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5할(20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을 올리며 시즌 준비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들어서면서 갑작스럽게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김현수는 LG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시범경기서 4할2푼9리를 때린 뒤 시즌 초 7경기에서는 타율 2할4푼1리, 1홈런, 3타점으로 올해보다는 나았다. 좋게 말해 슬로스타터라고 해도 '정도'라는 게 있다.
조셉도 아직은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홈런은 벌써 3개를 때려내며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지만, 타율은 2할2푼7리(22타수 5안타)로 아직은 폭발적이지 않다. 고무적인 것은 볼넷 6개를 얻는 등 선구안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헛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스트라이크존 개념은 분명하게 정립해나가고 있다.
LG의 주력 타자들 가운데 정상 컨디션을 보이는 건 채은성, 박용택, 유강남 등 하위타선 쪽이다. 타순 간 밸런스 문제도 심각하다. 타격이라는 게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지만, 시즌 초 LG 타선은 정상 사이클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상위타선에서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