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정준영이 포승줄에 묶인채 검찰로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30)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준영은 이날 오전 7시 48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섰다. 21일 구속된 그는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과 경찰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왔다.
정장 차림의 정준영은 "왜 증거인멸을 시도했냐" "유착 의혹에 대해 카톡방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냐" "피해자에 할말 있나"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호송차에 올라탔다.
정준영은 빅뱅 출신 승리,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등과 함께 있던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일명 버닝썬 단톡방)에 불법 촬영물을 총 11차례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정준영은 '성관계 몰카' 외에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습적인 불법 촬영을 일삼았다는 사실도 추가 공개됐다. 대부분 비행기 안, 타이완 호텔, 강남 유흥주점, 아파트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한 10초 미만의 영상으로, 여성의 뒷모습 등을 몰래 포착한 말 그대로 '몰카'다. 정준영은 수사관이 추가 영상을 내밀 때마다 "또 나왔냐"며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쉰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과 함께 구속된 버닝썬 MC 김모 씨도 역시 정준영과 함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씨 역시 '정준영 승리 단톡방'의 멤버다.
경찰은 '단톡방'에 정준영 승리 최종훈 버닝썬MD 2명을 포함해 총 14명이 있었고, 이었고, 이중 가수가 8명임을 확인했다. 특히 현재까지 공개된 멤버 외에 가수 K와 J, 모델 L 씨 등의 존재도 확인했다. 단톡방 멤버 전원을 대상으로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 특히 이들 단톡방 멤버들은 지난 11일 '불법 촬영물 공유 논란'이 제기된 직후 일제히 휴대전화를 교체하며 증거 인멸을 모의한 상태다.
승리는 최종훈에게 직접 "휴대전화를 바꿔"라고 지시한 사실이 포착됐다. 정준영은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중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장에 휴대폰을 버리고 새로 구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정준영이 구속 전 "황금폰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다 제출하고 솔직하게 모든 걸 말씀드렸다"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셈. 당시 정준영이 제출한 휴대전화 3대는 이미 경찰이 입수한 2015-2016년에 걸친 시기에 사용했던 것과 LA 에서 새로 구입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나마도 1대는 초기화 상태로 제출했다.
정준영 외에 승리 등 다른 단톡방 멤버 또한 새 전화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찰은 '단톡방' 멤버들의 교체 전 휴대전화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전날 승리는 기존의 성매매 알선 혐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외에 정준영과 같은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가 추가로 입건, 3번째 범죄 혐의 피의자 신분이 됐다. 승리는 사진을 유포는 했지만, 직접 촬영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종훈도 불법 촬영물 1건이 추가 확인, 총 3건째 유포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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