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버닝썬 게이트'로 가요계가 미소를 잃었다.
빅뱅 출신 승리에서 출발한 버닝썬 논란이 정준영과 FT아일랜드 최종훈, 하이라이트 용준형, 씨엔블루 이종현 등을 집어삼켰다. 승리, 최종훈, 용준형의 탈퇴로 빅뱅과 FT아일랜드, 하이라이트에 이미 균열이 일어났다. 탈퇴를 선언하지 않은 이종현의 씨엔블루도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CNN과 BBC 등 주요 외신들은 'K-pop의 위기'라고 앞다투어 꼬집고 있다. 연일 'K-pop 시장이 대규모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 K팝 산업의 드라마틱한 성장에 심한 타격을 줄 것이다', '어린 스타들의 교육과 스트레스 관리 등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결국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 된 것이다'라는 등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시선이 차갑다 못해 혹독하다. 그래도 몇몇의 일탈로 K-pop의 오랜 공든 탑이 무너져선 안된다. 가요계가 뒤숭숭하지만, 시련이 있으면 희망도 있기 마련이다. 희망의 신호탄을 쏠 'K-pop' 아이돌이 속속 컴백을 알리고, 신상 그룹이 출사표를 던지며 가요계에 드리워진 버닝썬 먹구름이 걷힐지 주목된다.
▶방탄소년단부터 트와이스, 블랙핑크까지…빅3 컴백
우선 전세계를 뒤흔든 방탄소년단이 컴백한다. 방탄소년단은 4월 12일 새 앨범 '맵더소울:페르소나(Map the soul:Persona)'를 발표한다. 이들의 컴백은 지난해 8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결 - 앤서(LOVE YOUR SELF 結 Answer)' 이후 7개월 만의 일이다. 이미 월드와이드 클래스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인 만큼, 이들이 새롭게 내놓을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다.
트와이스도 4월 말 컴백 준비에 돌입했다. 트와이스는 이미 국내에서는 명실상부 최정상 걸그룹이고, 일본에서도 데뷔와 동시에 제33회 일본 골드디스크 시상식 2관왕의 영예를 안고 3개 도시 돔 투어까지 진행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이 정도의 인기를 얻은 걸그룹은 소녀시대 카라로 이어지는 한류 2세대 붐 이후 처음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빛나는 성과를 내고 트와이스는 금의환향한다. 이번 컴백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예스 오어 노(Yes or No)' 이후 4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콘셉트로 또 한번 '트둥이(트와이스 애칭) 신드롬'을 불러오겠다는 각오로 컴백 준비에 임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6개 도시 투어를 마친 블랙핑크도 이달 말 국내 활동을 재개한다. 블랙핑크의 컴백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스퀘어 업(SQUARE UP)' 이후 9개월 만이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수장인 양현석은 최근 "블랙핑크에 데뷔 연차에 비해 발표곡이 적은 편이라 신곡과 정규앨범 발표를 원하는 팬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 블랙핑크에게는 퀄리티 있는 곡과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를 발표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테디를 통해 처음 상상 이상의 신곡을 접하고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소속사 선배였던 승리 쇼크로 YG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운 컴백을 하게 됐다. 그러나 블랙핑크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컴백을 통해 글로벌 성장세를 입증한다면 'YG 구원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
▶ 예성-민호 솔로 컴백…업그레이드 개성파 대거 출격
'원조 K-POP 명가' SM엔터테인먼트도 빠질 수 없다. 샤이니 민호가 4월 군 입대를 앞두고 솔로 컴백한다. 민호는 28일 오후 6시 SM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 시즌3' 아홉번째 곡인 '아임 홈'을 발표한다. 또 30일 고려대학고 화정체육관에서 첫 단독 아시아 팬미팅 투어 피날레를 장식하는 앙코르 팬미팅을 열고 '아임 홈' 무대를 선사한다.
슈퍼주니어 예성 또한 4월 솔로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곡 작업에 몰입하며 컴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자 솔로 아티스트의 활약은 계속된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싱어송라이돌' 정세운도 봄 느낌 가득 묻어나는 '필링(Feeling)'으로 여심 공략에 나서며, '고막남친' 에릭남도 4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각각의 개성이 확실히 살아있는 개성파 가수들도 속속 컴백, 가요계를 다채롭게 물들인다. 큐브엔터테인먼트도 펜타곤을 출격시킨다. 펜타곤은 27일 미니8집 '지니어스(Genie:us)'를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신토불이'를 비롯해 전곡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져 기대를 모은다. 또 팬타곤은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프리즘(PRISM)'을 열고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뽐낸다. '흥'그룹 모모랜드도 20일 오후 6시 미니5집 '쇼미(Show me)' 타이틀곡 '암쏘핫(I'm So Hot)'을 발표했다. 모모랜드는 특유의 흥을 앞세워 우울한 가요계를 밝게 비추겠다는 각오다. 또 JYP엔터테인먼트의 무서운 신예 스트레이키즈, Mnet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도 컴백을 앞두고 있다.
▶K-POP의 미래, ITZY-투모로우바이투게더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성장 또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올 상반기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ITZY(있지),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데뷔를 알렸다. ITZY는 데뷔와 동시에 타이틀곡 '달라달라'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것은 물론 음악방송 9관왕의 진기록을 세웠다. '달라달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8000만 건을 돌파, 빌보드 유튜브 차트 2위를 기록하는 등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또한 타이틀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를 공개하자마자 10만 장에 달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또 역대 K-POP 데뷔 그룹 사상 최단시간 유튜브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한데 이어 일본 오리콘 차트와 미국 빌보드 차트까지 강타하며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한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워너원 멤버들이 본진으로 돌아와 속속 컴백한다. 이미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우석X라이관린 유닛을 출격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25일에는 박지훈도 '오 클락(O'CLOCK)'을 발표하고 솔로 데뷔한다.
각자의 끼와 개성으로 중무장한 실력파들이 속속 컴백하는 만큼, 버닝썬 파문으로 얼룩진 가요계에도 꽃피는 봄날이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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