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컷, 36컷짜리 필름을 장전하던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또다시 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어왔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용도에서 일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임새가 바뀌었다. 사진은 이제 언어가 되어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상의 소통 수단이 된 것이다.
하지만 사진이 일상화될수록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은 더 모호해지고 있다. 이 책은 사진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사진이 왜 우리에게 필요하며,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친절하게 보여 주는 안내서이다.
20여 년간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전 세계 곳곳의 사건 사고 현장을 취재해 온 저자가 잠시 숨을 고르며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에 얽힌 가슴 시린 사연, 죽은 사람을 사진에서 만날 수 있다는 심령사진의 황당한 스토리, 사진의 발명을 둘러싼 배신의 드라마 등 사진의 역사를 종횡무진하다 보면 결국 사진 너머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진들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또 우리가 몰랐던 사진들에서는 신기하고 매혹적인 사연을 뽑아내어 책 한 권에 담았다. 로이터 통신 사진 기자로서 겪은 흥미진진한, 때로는 안타까운 경험들을 중심으로 사진의 역사뿐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사진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제시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