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라고 해도 1승도 하지 못한 것은 걱정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꼴찌를 한 팀은 과거와 비교하며 오히려 좋다는 얘기까지 한다. KT 위즈 얘기다.
KT는 이번 시범경기서 꼴찌에 머물렀다. 6경기를 치렀는데 1무5패로 유일하게 승리가 없었다.
당연히 기록도 좋지 못하다. 팀타율이 2할3푼3리로 8위에 머물렀고, 지난시즌 홈런 2위를 자랑했으나 시범경기에선 첫날에만 4개를 친 뒤 이후 1개에 그쳐 아직 예열이 덜됐다. 마운드는 불안했다. 평균자책점이 5.92로 가장 좋지 않았다. 6경기서 40실점을 했으니 경기당 6.7점을 내준 꼴이다.
꼴찌를 한 것은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1위를 하지 않은 것에 다행으로 여기는 KT다. 지난 3년간 시범경기서 KT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서 기분 좋은 승리로 1위를 찍어 기대감을 높였으나 정작 정규시즌에선 밑바닥을 깔았던 KT였다. 지난해는 9위로 첫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KT가 잘했다기 보다는 NC 다이노스가 무너진 덕분이었다.
KT의 신임 이강철 감독은 시범경기서 1승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선 나쁘지 않다고 했다. "강백호 로하스 유한준으로 가는 중심 타선이 어느정도 안정감을 가졌고, 수비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엄상백-정성곤-김재윤으로 구성된 필승조가 믿음직하다. 박승민 투수코치로부터 투심을 배워 왼손타자에게 쓰면서 더욱 믿음직한 필승조가 됐다. 이번 시범경기서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도 하나도 없었고 투구수가 44개에 불과했다. 왼손 정성곤 역시 안정감을 보였다. 3경기 2⅔이닝을 던져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역시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김재윤은 4경기서 4이닝 1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1개의 안타가 홈런이었다.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며 정신적인 조언을 많이 들었다는 김재윤은 그래서인지 시범경기서 더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T는 새롭게 데려온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 '베테랑 신인' 이대은이 기대만큼의 피칭을 해준다면 강타선과 안정된 불펜으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예전과는 달랐던 시범경기가 정규시즌도 다르다는 전조일까. KT는 그러길 바라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