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몰카 파문을 일으킨 가수 정준영의 구속 여부에 초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정식 입건된 상태다. 블랙 수트를 입고 단발 머리까지 뒤로 묶은 단정한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경찰 조사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밝혔다. 이후 '왜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나', '휴대폰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나', '범행 당시 마약을 했나' 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굳은 얼굴로 황급히 조사실로 들어갔다.
정준영은 2015년 빅뱅 출신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준영은 승리, 하이라이트 용준형 등과 영상을 공유하고 지인들과 품평회를 갖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영상이 촬영되고 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또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 제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정준영이 2016년 전 여자친구 몰카 사건이 불거졌을 때 휴대폰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의 포렌식 과정을 거쳐 복원된 것으로 보고 해당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을 공유한 용준형을 13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불법 동영상 범죄의 심각성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정준영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긴급체포 가능성도 있다. 불법 촬영 및 유포는 징역 5년 이상의 범죄다. 통상 징역 3년 이상의 범죄 행위의 경우 긴급체포가 가능하다. 다만 경찰 조사에 자백으로 협조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면 긴급체포 요건에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긴급 체포 되지 않더라도 정준영의 구속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클럽 버닝썬의 유사 성관계 동영상 유출자는 피해자가 1명임에도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정준영은 피해 여성이 10명 가까이 된다. 피해자 별로 하나씩 범죄가 성립되고 촬영과 유출은 별개의 범죄라 20건의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그러면 경합범이 되어 5년 이상 징역이고, 최고 7년6개월 선고가 가능하다.
정준영은 경찰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공동대표인 유씨 등이 경찰 고위 관계자의 이름을 수차례 언급하거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거나, FT아일랜드 최종훈의 2016년 음주운전사건을 무마했다거나 하는 대화를 나눈 것이 밝혀지며 경찰 유착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은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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