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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신동미 "'왜그래 풍상씨'는 치열했던 작품..산을 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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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왜그래 풍상씨'를 마친 배우 신동미(43)를 만났다.

신동미는 1998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다음 해에는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2001년에는 MBC 문화방송 30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하며 브라운관에도 합류했다. 2001년 MBC '상도'를 시작으로, MBC '황금마차'(2002), MBC '고백'(2002), MBC '내 사랑 팥쥐'(2002), MBC '위풍당당 그녀'(2003), MBC '1%의 어떤 것'(2003), MBC '영재의 전성시대'(2005), MBC '뉴하트'(2007), MBC '골든타임'(2012), SBS '황금의 제국'(2013), JTBC '유나의 거리'(2014), tvN '구여친클럽'(2015),MBC '그녀는 예뻤다'(2015), tvN 'The K2'(2016),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에서 활약했다. 주연작이던 영화 '로맨스 조'와 '꿈보다 해몽'은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고, 전주 국제영화제 한국 단편영화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학도 했다.

또 14일 종영하는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에서는 이풍상(유준상)의 아내인 간분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풍상의 옆을 지키는 '짠내'의 주인공으로 등장,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그는 작품을 통해 "얻은 게 많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해 20.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동미는 "팀 분위기도 좋고, 다들 저희 모두 다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저희 팀에 모난 사람이 없어서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은 것이 거의 10년 만인 것 같다. 고성도 한 번 오간적이 없고 너무 열심히 한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유준상 선배님이 그렇게 만들어주더라. 시청률이 잘 나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미는 초반 캐릭터가 '답답했다'는 지적에 대해 "헌신의 아이콘으로 나왔다. 그럴 수 있다. 초반 식당 이모님이 뛰어나오셔서 저한테 '이혼해!'하더라. 이모님 진정시킨적도 있다. 그게 분실이는 그런 여자인 거 같다. 혼자 살 수 없는 거 같고 풍상이와 가족이 짐일 수 있지만 짐 때문에 살아가는 여자인 거 같다"며 "처음에 제 이름이 간분실이라 가족들이 이렇게 사건 사고를 다 쳐서 제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그런가 했다. 근데 진행이 되면서 '혹시 내가?'하는 생각을 가졌다가 지금은 확실히 알았다. 남편의 분실된 간을 찾아주는 여자였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또 신동미는 "이름보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차도녀의 느낌을 많이 했었는데 주위에서 보면 볼 수 있는 엄마 옆집 아줌마의 느낌이었다. 그래서 제 목소리도 허스키하고, 그래서 생활감이 느껴지기 힘든 목소리에 외모도 키가 커서 캐릭터가 가능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실제로 선배님과 동갑, 47세로 설정이 돼서 뭔가 나이를 맞추고 싶었다. 선배님과 같은 동년배로. 그래서 고민을 했고 연기에 자신도 없어서 어떻게 하지 하다가 외적인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민낯을 선택했는데 방송에 나가기 전까지 무서웠다. 주위에서도 걱정하셨는데 너무 걱정이 되더라. 내가 시청자 분들을 생각을 못했다며 왜 내 생각만 했나 고민했는데 막상 방송에 나가니까 너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실제 조사를 많이 하러 다녔고, 세차장에서 일하는 분들 만나고 세차도 배웠다. 저 세차 진짜 잘할 정도로 배웠고 실제로 닦아서 드린 차가 있는데 세차 장면이 너무 짧게 나와서 너무 속상했다. 조사도 많이 했고 그 분들이 입는 옷으로 캐릭터 분석을 해서 가져가서 바로 확답을 받았다. 바로 구매해서 입었다"고 아쉬워했다.

신동미가 연기한 간분실은 매회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 작품. 신동미는 "저는 무조건 첫 컷에 다 가야 하는 타입이라 옆에서 준상 선배가 많이 맞춰주셨다. 너무 감사했다고 하고 싶다. 사실 감정이 진짜 힘들었다. 너무 힘들었고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감정의 고저를 깊이 가는 역할이 많지 않은 거 같은데 저는 지금까지 맡았던 것 중에 처음이었다. 이렇게 감정을 깊게 가져가는 것이. 솔직히 매 회가 저한테는 산이었고 도전이었고, 매회 정말 등산하는 기분이었다. 저희 맨날 등산신이 있는데 그런 기분으로 작품을 한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미는 공감대를 쌓은 방법에 대해 "제 스스로 분실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작가님께 도움을 받았고, 준상 오빠랑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게 저희 부부가 진짜 부부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듣게끔 해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거 같다. 제가 놓친 부분을 진형욱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셨다. 그분들 없었으면 큰일날뻔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분실이가 만들어졌다. 준상 선배랑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추운데 무슨 저런 얘기를 하나' 생각했다는데 그런 것들이 다 쌓여서 관계를 만들어주는 거 같다. 그 신은 어땠는지, 그 신은 어떤 게 좋았다는 얘기들인데 촬영 끝나고 나면 늘 그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참 많은 도움이 됐다. 장난으로 오빠랑 제가 네 작품을 했고 이 작품이 다섯 작품이었다. 앞의 두 작품은 부딪히는 신이 있는데 두 작품은 부딪히는 신이 없었다. 그중에 '꿈보다 해몽'이란 작품에서도 끝나고 30분을 얘기를 했다. 그게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빠가 '그 작품을 했던 것이 이 작품을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신동미는 특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유준상'이 들어있었다고. 그는 "처음엔 못하겠다 했는데 주인공이 준상 오빠라고 해서 '그래?'하면서 바로 하고 싶어졌다. 오빠가 주는 신뢰감이 있고, 저에게도 그런 사람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준상과 여섯 번째 작품을 함께 하고 싶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좀 쉬고 나중에 좋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미가 생각하는 문영남 작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내가 하는 대사에서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대사를!'하는 지점들이 많아서 역시 문영남 선생님 것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밋빛 인생'을 너무 재밌게 봐서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상황에서 주는 힘도 있지만 대사에서 주는 힘이 어마어마한 거 같다. 대사하면서 울컥하는 힘이 있었는데 대사에서 힘을 받지 않으면 쉽지 않았다. 대사에서 받는 힘이 너무 진정성이 있고 가슴에 꽂히는 대사들이 많았다.

이어 신동미는 진형욱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저를 왜 고르셨느냐 물으셨더니 '네가 딱이야. 네가 좋았어'라고 하셨다. 저는 저를 격려하려 하신 말씀인 줄 알았는데 '그래 동미야, 난 네가 할 줄 알았다니까. 네 자신을 믿어'라고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 말이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 제가 안 해본 부분이라 제가 저를 못 믿었는데 그걸 다들 알아주신 거다"고 말했다. 신동미는 또 "저는 제가 이렇게 잘 울 줄 몰랐다. 제가 그동안 학력이 좀 있고 가방끈이 길고, 부자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게 아니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입견과 편견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다. 나를 많이 가뒀던 거 같다. 그런 편견과 선입견이 아주 조금은 깨진 거 같다. 제가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 큰 산을 넘은 거 같다. 그리고 그 산을 넘은 것이 너무 좋다. 제 스스로에게 친찬하고 싶다. 현장에서 맨날 '어떡해'가 버릇이었다. '감독님, 오빠 저 괜찮아요'를 매번 확인했다. 덜 표현이 됐을까봐 걱정했다. 제가 목소리도 되게 현실감이 있는데 허스키 보이스에 보이스에 가까워서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신동미는 "'고산자'를 찍을 때 얼굴에 칠을 안하고 한번 카메라 테스트를 하려고 섰는데 개화기 여성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얼른 얼굴에 칠도 하고 햇빛에 노출도 했었다. 그 작품을 잘 마치고 나서 서민적이고 친근한 느낌을 처음 해본 거다. 그러니 너무 걱정이 많이 됐다. 연기에 자신감도 없는데 해낼 수 있을까, 민폐를 끼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연기에 자신감이 있었다면 오히려 지금의 분실이 나오지않았을 수 있다. 그런데 제가 자신이 없이 시작하니 도전처럼 느껴졌고, 첫 현장을 갔더니 다들 그 인물이 돼서 온 거 같았다. 나만 그 인물이 안 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 다들 그 캐릭터 같더라. 그게 첫 날부터 그랬다. 첫날 화상이랑 진상이 싸우는 신에서 너무 놀랐다. 첫 날부터 장착을 하고 오나 싶을 정도였다. 저희보고 '두 달 호흡 맞춘 사람들 같다'고 첫 촬영에 그렇게 말씀해주셨음에도 제가 저 스스로를 못 믿어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신동미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전환점'이다. 그는 "제가 뭔가를 대함에 있어서 선입견 같은 지점을 바꿔준 것이 있고, 연기의 산을 넘게 해준 것도 있고, 최고가 되려면 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줬고 이 작품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제가 사실 대본을 잘 외우고 판단이 빠른 편인데 이 대본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본 거 같다. 수도 없이 읽었다. 대본이 많이 찢어져있을 정도로. 항상 대본과 함께 잤다. 대본을 읽어서 녹음하고 듣고, 녹음하고 듣고 하며 연습했다. 그리고 정말 너무 치열하게 한 거 같다.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한 적 있나, 이렇게까지 두려움에 떨면서 절실하게 한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발을 딛고 올라서려고 하는 거 같다. 이번엔 상황이 그래서 너무 운이 좋게 최선을 다할 수 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20년 가까이 연기한 배우지만, 이 정도로 대본을 열심히 볼 수 밖에 없던 작품은 처음이었다. 신동미는 "이렇게 역할이 큰 작품을 처음 맡은 거다. 주로 주인공에게 어택을 주는 역할을 했지, 저의 감정으로 팔로우 할 수 있는 작품은 처음이었던 거다. 20회를 끌고 가야 하니 더 절실할 수 밖에 없던 작품이다"고 작품으로 인한 감정을 언급했다.

결말은 '만족'이다. 신동미는 "쌍둥이가 화해한 지점이 너무 좋았다. 와해됐던 것이 다시 합쳐지는 느낌이라 좋았고 의미가 있는 거 같았다. 큰고모 작은고모 정말 고맙다. 진심이다"고 말했다. 또 신동미는 "저에게 쏟아지는 사랑과 애정이 감사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래도 되나' 생각이 든다. 제가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 작품에서 시련들을 이겨내서 앞으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