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빅뱅 출신 승리와 가수 정준영이 14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승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13일 "승리가 참여했다는 클럽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갖가지 의혹과 논란으로 심려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린다. 승리의 은퇴 발표 이후 승리의 요청을 수용해 전속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아티스트를 좀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준영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또한 같은 날 "정준영과의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13일부로 계약해지를 합의했다. 소속 아티스트로 인한 사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정준영이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할 수 있게 소임을 다할 것이다.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끼쳐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승리는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이 폭행 마약유통 성범죄 경찰유착 탈세 등의 의혹에 휘말린데 이어 2015년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공동대표인 유 모씨 등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성접대를 준비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충격을 안겼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승리가 접대 장소로 사용한 클럽 아레나 등을 압수수색,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과 증거를 발견했다. 경찰은 10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정준영이 승리와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서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흔적을 발견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사실이 11일 알려지자 승리는 은퇴를 선언했고, 미국 LA에서 tvN '현지에서 먹힐까3' 촬영 중이던 정준영도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긴급귀국했다. 정준영은 '현지에서 먹힐까3'는 물론 tvN '짠내투어', KBS2 '1박2일' 등에서 모두 하차했으며 13일 새벽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평생 반성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12일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출국정지명령을 내렸다. 또 경찰은 13일 논란의 발단이 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업체 포렌식 과정을 거쳐 복원된 것으로 보고 정준영이 휴대폰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정준영과 승리를 향한 '경찰 고위 간부 유착 의혹'이 제기되며 또 한번의 논란이 예고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승리와 정준영의 대화 내용을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8개월 동안 두 사람이 나눈 수만 건의 대화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보받았다. 내용으로 봤을 때는 경찰과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정황이 많았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이름을 얘기하지는 않는데 특정 계급을 언급하며 어떤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고 무마하고 생일 축하를 받았다는 등의 대화 내용이 있었다. 가장 큰 우두머리와 유착이 돼 있으니 이렇게 내려오는 형태가 아닌가. 경찰서장보다 더 높은 고위직과의 유착 정황도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버닝썬 외에도 '승리 패밀리'가 손 댄 사업장에서의 추가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찰은 14일 정준영과 승리, 그리고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고위 간부직과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며 경찰 또한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각오다. 승리와 정준영을 둘러싼 이 사태가 어떻게 종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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