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정범 감독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유로 투자 받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범죄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 청년필름·다이스필름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비리가 일상인 악질경찰 조필호 역의 이선균, 조필호를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중요한 단서를 지닌 미나 역의 전소니,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 역의 박해준, 그리고 이정범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정범 감독은 영화 속 세월호 참사를 다룬 것에 "투자 받기 쉽지 않았다. 아마 세월호 때문이었을 것이다.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의 친한 지인도 이 영화를 하지 말라 만류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해야하는 끓어오름이 있었다. 앞으로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이기도 해서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매일 자기검열을 했다. 이 영화의 진정성에 빼앗겨 관객에 대한 배려, 상업영화에 대한 미덕을 놓치고 있지 않는지 고민했다. 제작보고회 때도 영화를 2편 찍은 것 같다고 말한 이유 중 하나다. 심정적으로 미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것은 어른이고 돈, 재벌이었다. 그래서 악의 끝을 재벌로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도 영화를 봤다. 그 시사회가 정말 무서웠다. 위통이 올 정도였다. 다음날 세월호 유가족의 한 아버님이 문자를 주셨다. '나 때문에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 건 아닌지 송구스럽다'고 말씀드렸다. '본인들이 겪은 일은 더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다'고 하더라. 혹여 그런 평을 받게 된다면 자신이 나서서 이야기를 하시겠다고 하더라. 물론 그 아버님의 의견이 유가족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나를 감싸줬을 때 이 영화가 곡해된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송영창, 박병은, 김민재, 남문철, 정가람 등이 가세했고 '우는 남자'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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