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후보로 꼽히는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0)가 실전 첫 등판서 대체로 잘 던졌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요키시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4⅔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고 1실점했다. 요키시는 총액 50만달러의 조건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좌완투수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4년 시카고 컵스에서 4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 생활만 무려 9년을 했다. 키움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50만달러를 제시했고, 새 기회를 원했던 요키시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날 경기 전 장정석 키움 감독은 "장점이 많은 투수다. 디셉션(속이는 동작)이 좋고, 공끝의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다"면서 "오늘은 80개 정도, 4~5이닝 던질 것이다. 직구 구속은 지금 평균 140㎞대 초반인데 날씨가 좀 풀리면 144~145㎞까지는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요키시는 당초 계획대로 84개의 공을 던지고 3-1로 앞선 5회초 2사 1,2루에서 김성민으로 교체됐다. 직구 16개, 커브 8개,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27개, 투심 27개를 각각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를 나타냈다. 모든 구종을 고루 시험한 요키시는 그러나 제구력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고, 볼넷 2개와 사구 1개를 각각 내줬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1회 1사후 이형종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요키시는 김현수를 유격수 직선아웃으로 처리함과 동시에 1루주자를 잡고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 토미 조셉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용택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오지환을 1루수 병살타로 제압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에도 위기가 이어졌다. 선두 유강남과 양종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물리치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선두 조셉을 풀카운트에서 볼넷, 1사후 박용택을 또다시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낸 요키시는 오지환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유강남을 유격수 직선타, 양종민을 삼진으로 잡고 어렵게 이닝을 마쳤다.
요키시는 3-0으로 앞선 5회 한 점을 허용했다. 1사후 이형종에게 우전안타, 김현수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계속된 2사 1,3루서 채은성에게 130㎞ 체인지업을 던지다 중전적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요키시에 이어 나간 김성민은 박용택을 2루수 땅볼로 막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요키시는 제이크 브리검과 함께 개막전 선발 후보로 꼽히지만, 장정석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를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요키시는 스피드는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제구력 보완이라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경기 후 요키시는 "전체적으로 투구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한국 타자들이 나의 투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돔구장이다보니 팬들의 소리가 크게 들렸고 확실히 라이브 피칭 때보다 분위기 차이가 컸다"면서 "시즌에 들어간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공이 조금 높았는데 앞으로 제구를 낮게 해서 땅볼 유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변화구 제구를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