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라도 하겠다."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의 솔직한 속내였다. U-20 대표팀의 화두 역시 이강인(18·발렌시아)이었다. U-20 대표팀은 1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U-20 대표팀은 5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 나선다. 국내 훈련을 마치고 17일부터 스페인 무르시아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이 전훈에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정우영이 합류한다. U-20 대표팀은 스페인에서 우크라이나, 프랑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관심을 모은 이강인은 명단에 없었다. 이강인은 같은 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합류했다. A대표팀 우선 원칙에 따라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과 여러차례 통화를 하며 사전 조율한 부분이었다. 정 감독은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인터뷰에 나선 정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A대표팀으로 간다는 것은 선수에게는 큰 의미가 있고, 동기부여도 된다. 선수들이 원하는게 결국 A대표팀인데 이 연령에 간다는 것은 지도자로 고무적이다.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들이 할 일은 결국 선수를 잘 육성해서 A대표 선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감독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정 감독은 "모든 감독은 좋은 선수를 데리고 조직적으로 더 만들고 싶어 한다. 전지훈련이기는 하지만 좋은 결과도 내고 싶다. 그런 욕심에서 나오는 아쉬움"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결국 U-20 월드컵 본선이다. 정 감독은 이강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이강인은 작년 툴롱컵 이후 못봤다. 하지만 강인이가 매일 훈련하는 환경은 퀄리티 면에서 다를 수 밖에 없다. 몸으로 체험하면서 얻는 자신감은 설명이 필요가 없다. 그런 부분은 팀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역시 차출이다. 정 감독은 "발렌시아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 연령대 메이저대회에 나설 수 있는 것은 한번 뿐이다. 강인이와 계속해서 연락을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월드컵에 뛸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 전훈을 하는 스페인에서 기회가 된다면 직접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필요하면 삼고초려도 하겠다. 보내준다면 큰 절 세번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강인 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파인 정우영 김정민(리퍼링)에 대해서도 "다같이 협조 공문을 보내고 준비하고 있다. 계속 소통할 생각"이라고 했다.
정정용호는 죽음의 조를 만났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더불어 F조에 포함됐다. 정 감독은 이미 상대팀 분석을 마쳤다. 일단 첫번째 상대인 포르투갈을 이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려운 상대지만 물러섬은 없다.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앞세워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정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이제부터 도전자 정신을 갖고 하자고 했다. 스쿼드에 누가 있건 없건, 월드컵은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더할 나위없는 기회의 무대다. 후회없이 싸우겠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