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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20일 이강인 첫 발탁 벤투호, 손흥민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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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18·발렌시아)가 마침내 A대표팀에 승선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1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3월 A매치에 나설 태극전사 27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시안컵 이후 다시 출항하는 벤투호는 2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지난 몇달간 한국축구에서 가장 '핫'한 이름이었다. 이강인은 올해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에 성공했다. 발렌시아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1군 데뷔이자, 한국 축구 역사상 최연소 유럽 빅리그 데뷔였다. 1군 정식 계약까지 마친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전 한국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탁월한 발기술과 축구 센스에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강인을 A대표로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김병지 해설위원도 "이강인을 이번에 발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이강인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스페인 발렌시아 홈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결국 이강인을 택했다. 최근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베테랑 위주의 라인업을 짜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선발했다. 젊은 선수인만큼 여러 상황에서 관찰했다. 물론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잘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뽑았다"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강인의 A대표팀 발탁에 앞서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이강인의 연령은 U-20 대표팀에 해당한다. U-20 대표팀은 5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U-20 대표팀은 11일 파주NFC에서 선수단을 소집해 일주일 가량 손발을 맞춘 뒤 스페인 무르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정 감독은 이 소집명단에 일단 이강인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에이스' 이강인의 합류를 간절히 원했다. 특히 전지훈련지 스페인이 이강인이 뛰고 있는 곳인만큼 더욱 절실했다.

6일 귀국한 벤투 감독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김판곤)와 회의를 갖고, 이번 기회에 이강인을 불러 실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감독과도 논의를 마쳤다.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서 A대표팀에 중점을 두고 우선권을 준다. 협회 내부적으로 좋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5월 열리는 U-20 월드컵에는 당연히 우리가 협조를 해야한다. 이번에도 내부 논의를 거쳐서 정 감독과 논의를 했다. 이번 소집 때는 우리 팀에 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그런 부분을 사전에 이야기하고, 정 감독에게도 말해줬다. 비단 이강인 케이스 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재능있는 선수가 나와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이 겹치는 상황이 나오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활용해 잘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만 18세20일인 이강인은 역대 일곱번째로 어린 나이에 A대표팀에 발탁된 선수가 됐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이강인이 벤투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로 모아진다.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벤투 감독은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관건은 적응이다. 벤투 감독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표팀 첫 승선이라는 첫 단계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소속팀에 돌아가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벤투 감독 입장에서 향후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이강인의 성공적인 A대표팀 정착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하며 최적의 쓰임새를 찾아볼 계획이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측면에서 윙포워드처럼 뛸 수도, 섀도 스트라이커나 '가짜 9번'으로도 뛸 수 있다. 어느 포지션에서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강인의 가세로 공격수 손흥민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도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모두가 기대하는 한국축구의 새 얼굴, 이강인이 마침내 A대표팀 출발선에 섰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