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어느 작품, 캐릭터로 만나든 정말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드는 배우가 있다. 분명 연기인 것 같은데 마치 원래 거기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현실과 연기를 모호하게 만드는 배우. 작품 속에서 생명력 있게 살아 움직이며 힘 있게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류아벨이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이번 화보에서 류아벨은 여신을 연상케 하는 플로럴 패턴의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는가 하면 치노 팬츠와 피치 컬러 점퍼로는 톰보이 같은 매력을, 모자와 함께 매치한 화려한 블루 패턴의 드레스로는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현장을 사로잡았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배우 류아벨과 인간 류아벨의 모습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배우가 된 계기를 묻자 "원래 꿈은 영화 음악을 하는 거였다. 영화 음악을 하려면 영화와 연기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았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 어려운 연기를 계속 공부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본명인 류선영에서 류아벨로 활동명을 바꾼 그녀에게 이름에 담긴 의미를 묻자 "아벨이라는 이름은 문득 생각나서 지은 예명이다. 특별하게 뜻을 생각하진 않았는데 찾아보니 라틴어로 '생명력'이라는 뜻이 있더라. 알고 보니 좋은 뜻이 있어 더 좋다"고 독특한 활동명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독립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나의 아저씨'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등으로 대중들에게 인상을 남기기 시작한 그녀는 "스페인 로케 촬영을 진행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촬영의 경우에는 촬영장 앞에 메시가 왔는데 못 본 게 기억에 남는다. 굉장한 축구 팬이라 꼭 보고 싶었는데 촬영에 집중해야 해서 못 간 기억이 있다. 스페인은 한국 현장과는 조금 달리 시간 배분이 철저하다. 정해진 시간이 있으면 거기서 더 플러스, 마이너스가 없다.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아이유를 괴롭히는 악역 아닌 악역으로 열연해 원성을 사기도 했을 것 같아 질문을 던지자 "작품이나 화면마다 실제 얼굴과 굉장히 다르게 나와서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보신다. 못 알아보셔서 원성도 안 들은 거 같다"고 웃어 보이며 "'나의 아저씨' 촬영 당시에는 실제로 몸무게가 40kg대로 굉장히 말랐었는데 화면에서는 엄청나게 통통하게 나오더라"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이어서 작품마다 다르게 보이는 얼굴에 대한 생각이 배우로서 어떤지 묻자 "작품마다 다른 얼굴이라 지인들조차 말들이 많다. 이건 너무 다르다, 이건 너와 비슷하다, 이런 얘기들도 굉장히 많이 듣고. 여러 작품을 해도 사람들이 나를 잘 못 알아보는 것이 속상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으니까"라고 웃어 보이며 "출연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영화 '연애담'. 배우로서 나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이라는 말로 애정을 드러냈다.
슬럼프도 자신의 인생 속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흘러가길 기다린다는 그녀의 말에서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가는 뚝심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를 묻자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함께 연기한 이선균 선배. 우스갯소리로 설명하자면 실제로는 그냥 선배님인데 연기만 하면 나의 아저씨가 되더라.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멋진 분"이라는 찬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매력으로 "어떤 작품과 배역이든 원래 있던 사람처럼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꼽은 그녀는 10년 후에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을 "어? 저 사람 류아벨이란 배우구나"라고 할 수 있는 친근한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가 10년 후에 바라는 자신의 모습과 그녀가 목표로 삼는 지향점은 어쩌면 일맥상통한 이야기.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목표에서 10년 후 누구나 알아보는, 친근하고 친숙한 배우가 돼 있는 류아벨이 자연스럽게 상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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