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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잘만들어 놓은 LG 김민성, 구단은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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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기간 잇달아 발생한 야구 외적인 논란으로 몸살을 앓던 LG 트윈스는 최근 그토록 바랐던 3루수 영입에 성공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FA 김민성의 LG행이 확정되던 날,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구단 차원에서 축배를 들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을 정도다. 같은 장소에서 전지훈련을 한 구단들이 LG를 향해 부러움의 눈초리를 보낸 것은 사실이다.

김민성은 공수를 갖춘 베테랑 3루수다. LG는 지난 겨울 기존 3루수 양석환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수비 포지션과 타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LG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3루수 영입이었다. 당연히 FA 시장을 두들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LG는 움직이지 않았다. 트레이드, 또는 내부 육성을 통해 3루수를 메우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트레이드 협상은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전방위적으로 진행됐다. 카드가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은 건 늘상 있는 일이니 LG로서도 불만스러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김민성은 달랐다. FA인 그를 원소속팀 히어로즈는 애초부터 잡을 마음이 없었다. 한창 성장세를 밟고 있는 신진급 선수들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LG는 오프시즌 시작부터 김민성을 탐냈다. 하지만 외부 FA 영입 형식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선을 그었다. 보상 금액과 선수를 내놓아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김민성에 대한 러브콜이 3개월 가까이 지속된 이유다.

히어로즈 구단이 내부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던 1월말부터 LG는 본격적인 신호를 보냈다. '사인 앤 트레이드'라는 건 원소속팀, 이적할 팀, 선수간 3자 협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김민성의 LG행 확정까지는 차명석 단장이 히어로즈 구단에 공식 오퍼를 한 이후 한 달이 걸렸다.

그렇게 LG 유니폼을 입은 김민성은 지난 8일 이천 2군연습장에 합류해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11일에는 드디어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라커룸을 배정받고 동료들과 상견례를 했다. 김민성에 대한 LG 관계자들의 평가는 하나같이 호평이다. 차명석 단장은 10일 "오늘 이천에 가서 민성이를 봤는데 표정이 굉장히 밝더라. 고맙다는 말도 했다"면서 "비록 게임을 하지 않았지만 몸은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연습경기에 3차례 타석에 나갔는데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든 자체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김민성은 LG에 입단하기 직전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개인훈련을 실시했다. 어차피 어느 팀엔가는 갈 수 있는 신분이라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협상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본인은 시즌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잡음은 없었다. 철저히 준비한 선수로 LG는 평가하고 있다.

11일 잠실구장 첫 훈련을 소화한 김민성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실전 감각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LG 류중일 감독은 김민성의 출전 여부에 대해 "몸상태가 괜찮으면 시범경기 시작부터 내보낼 수 있다"고 했다. 새 집은 찾은 김민성이나 그를 기댜렸던 구단이나 이제는 '장밋빛 미래'만 내다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