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K리그는 '전북 천하'였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6번의 우승(2011, 2014, 2015, 2017, 2018년)을 거머쥐었다. 매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압도적인 스쿼드를 갖춘 전북은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의 우승은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
올 시즌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전북 시대를 만든 최강희 감독이 중국 무대로 떠났다. 최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스타가 즐비한 전북이 이렇다 할 잡음 없이 매 시즌을 치른 것은 분명 최 감독의 힘이었다.
전북은 '명장' 조제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의 오른팔로 활약한 조제 모라이스 감독을 후임으로 데려왔다. 문선민 최영준 한승규 김민혁 등을 데려오며 올 겨울에도 폭풍영입을 이어갔다. 기존의 막강 스쿼드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변수는 모라이스 감독의 지도력이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이라는 평가지만, 감독으로 이렇다할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모라이스 체제가 얼마나 빨리 자리잡느냐에 따라 전북의 성공 가도는 물론 K리그 우승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이 올 시즌 전북의 대항마다. 많은 변수에 놓인 전북을 흔들 상대가 등장하면, 판세는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년 K리그 미디어데이의 화두 역시 전북의 대항마였다. 시선은 한 팀으로 모아졌다. 올 겨울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수집한 울산이었다.
전북을 제외한 11팀 중 무려 10팀이 울산을 꼽았다. 울산은 올 겨울 김보경 신진호 김성준, 블투이스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울산이 선수 영입을 알차게했다. 지난 해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당사자인 김도훈 울산 감독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2003년 MVP 탈 때 기자단 투표 이후로 이렇게 많은 표를 받은 적이 없다. 부담스럽다. 그동안 전북이 독주를 하니 주위에서 울산에서 전북에 대적해 이기길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김도훈 감독 역시 울산을 전북의 대항마로 꼽았다. 김도훈 감독은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자는 슬로건을 걸고 있다. 내가 다른 팀을 쓰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우리만 전북을 이겨서는 안 된다. 제주, 서울, 포항 등 모든 팀들이 전북을 상대로 필승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울산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나온 이름이 수원이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이 언급했다. 이 감독은 "많은 분이 알고 계시지만 전북과 울산이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확률적으로 높은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축구는 의외의 변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이 아닌 더 큰 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싶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