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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주노플로 "타이거JK, 실제로는 장난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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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모두 익히 알고 있듯 주노플로는 필굿뮤직 소속 아티스트다.

필굿뮤직은 타이거JK와 윤미래가 2013년 설립한 힙합 음반 레이블이다. 레이블 성향 자체가 대중적이진 않지만 독특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만드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노플로는 2016년 Mnet '쇼미더머니5' 출연 이후 필굿뮤직과 연을 맺게 됐다. 아직 20대 어린 나이이지만 뚜렷한 주관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주노플로인 만큼 대중의 평가와 시선에 관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필굿뮤직과 손 잡은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처음 타이거JK 형이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드렁큰타이거 팬이었기 때문에 바로 LA에서 만났다. 형이 LA로 오셔서 내가 공항에서 픽업했는데 만났을 때부터 인간적으로 편한 느낌이었다. 비즈니스 얘기는 안 했다. 나에 대한 관심이 많고 나를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셨다. 내가 CD 모으는 걸 좋아해서 차에 CD가 잔뜩 든 케이스가 있었다. 90년대 아티스트들의 힙합 R&B 펑크 CD가 다 있었다. 그걸 보고 JK형이 좀 반했다고 하더라. 형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CD가 많아 음악스타일도 맞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나한테는 비즈니스를 떠나 아티스트로 필굿뮤직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타이거JK가 쉬운 이미지는 아니다. 지금이야 윤미래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드렁큰타이거 활동 시절의 이미지가 깊게 각인됐기 때문인지 아직 대중은 타이거JK의 이름을 들으면 거칠고 야성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주노플로가 보는 타이거JK는 달랐다.

"사람들이 드렁큰타이거를 생각하면 무섭다고 느끼는 것 같다. JK형을 말 걸기 어려운 사람으로 보는데 사실은 굉장히 장난꾸러기이고 웃긴다. 크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도 않는다. 이번 정규1집 '스태튜스' 앨범도 나를 믿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해줬다."

타이거JK와의 인간적인 교감이 큰 몫을 하긴 했지만 주노플로는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위해 필굿뮤직을 택했다. 어릴 때부터 추구해왔던 자신의 음악 세계를 더욱 진지하게 펼쳐보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사촌형이 린킨파크 CD를 줬다. 첫 CD였는데 록과 힙합을 섞은 장르가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 그 아티스트를 통해 다른 힙합 아티스트를 찾게 됐다. 그러다 누자베스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쓰고 싶어졌다. 시도 많이 읽고 좋아했고, 재즈 힙합을 들으며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첫 곡은 기숙사에 같이 살던 친구의 맷북을 빌려 아이폰으로 녹음했다. 2010년 쯤이었을 거다. 사운드 클라이드랑 페이스북에 곡을 올렸는데 친구들이 괜찮다고 해줬다. 그러다 아는 형이 스튜디오에서 진짜 녹음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됐다. 그렇게 믹스테이프를 4개 정도 냈다. 네이티브 소울즈라고 친구와 듀오도 했었다."

많은 이들이 주노플로라고 하면 '쇼미더머니' 시즌 5,6로 이름을 알린 래퍼라고 생각하지만 주노플로는 그렇게 가볍게 평가할 만한 래퍼가 아니다. 이미 '쇼미더머니' 출연 전부터 주노플로는 꾸준히 사운드클라이드에 자작곡을 올리며 인정을 받아왔다. '쇼미더머니' 경합 당시에는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 한국어 공부에 힘을 쏟았다. '쇼미더머니'가 끝나고 필굿뮤직에 둥지를 튼 뒤에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은 음악을 발표하며 새로운 강자로 성장하는 중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온 만큼, 힙합에 대한 주노플로의 애정과 자긍심은 단단하다.

"아직 내 음악은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계속 음악을 만들며 내 색을 찾고 있다. 새로운 걸 계속 시도하려 한다. 사람들이 주노플로라는 이름을 생각할 때 '새롭고 신선하다', '이런 힙합은 많이 안들어봤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래퍼를 넘어 힙합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두려움 없는, 트렌드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라고 봐주면 좋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필굿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