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안온 걸 후회하게 해줘야죠."
KT 위즈 황재균이 처음 한국 무대에 오는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에 선전포고를 했다.
좀 뜬금없다. 황재균이 외국인 선수에게 선전포고를 할 게 있을까. 둘이 인연이 있다. 황재균이 미국에 진출했던 2017년 켈리와 함께 뛰었던 것.
항재균과 켈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트리플A팀인 새크라멘토에서 함께했었다. 황재균은 당시 켈리를 보고 한국에서 뛰는 것을 권유했었다고. "켈리가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 너 정도면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줬다"고 했다.
2018년 황재균은 한국으로 돌아와 KT에 둥지를 틀었다. 켈리는 1년 더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렀고, 시즌이 끝난 뒤 한국행을 선택했다. 황재균은 "시즌이 끝나고 켈리가 한국에서 오퍼가 온다고 연락이 왔고, 나도 오라고 했다. 우리팀으로 오라고 했는데 LG로 갔다"고 했다.
황재균이 KT로 오라고 했다는 것은 그만큼 켈리의 실력과 인성이 좋다는 뜻이다. 황재균은 "나는 직접 그 친구를 겪었다. 잘던지고 동료들과의 케미도 좋다"고 그를 칭찬했다.
이제 상대팀이 됐으니 황재균이 켈리를 무너뜨리는 선봉장 역할을 해야한다. "우리 팀에 안왔으니 후회하게 만들어야죠"라며 웃었다.
황재균은 올시즌 개인 목표를 30(홈런)-30(도루)로 정했다. 30홈런이 우선적인 목표이고 도루도 그만큼 많이 하고 싶다는 뜻이다. 더 많이 뛰기 위해 지난해보다 7㎏ 정도 감량을 했다고. "우리팀에 뛰는 선수가 별로 없어서 나라도 뛰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년에 좀 뛰었는데 몸이 커져서인지 골반이 아파 나중엔 별로 뛰지 못했다"는 황재균은 "그래서 올해 살을 뺐다. 많이 뛰다보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서 그게 좀 걱정인데 최대한 부상없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출루율도 높고 빠른 발도 갖춘 황재균을 1번 타자로 구상하고 있다. 황재균은 이에 "예전에도 1번타자로 해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석에 많이 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타율 2할9푼6리, 25홈런, 88타점, 14도루를 기록한 황재균이 목표한 30-30클럽을 달성한다면 팀엔 굉장한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은 미국 진출 직전인 2016년 롯데시절 27홈런-25도루로 20-20클럽을 한 적이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