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남주혁의 반항적 카리스마와 슬픔 가득한 눈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남주혁은 1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2회에서 분노와 상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일찍 집에 돌아온 준하(남주혁)가 자신 모르게 계속 드나들고 있던 아버지와 맞닥뜨렸다.
낯선 남자의 구두를 보고 누구의 것인지 직감한 준하는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있는 아버지를 보자 증오심에 가득 찼다. 그는 할머니에게 밥을 더 달라고 하는 아버지의 밥그릇을 빼앗으며 "나가요. 당장 나가"라고 소리치고 몸싸움까지 했다. 준하는 지난 1회 포장마차 신에서 혜자에게 아버지에 대해서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인간"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준하의 원망 가득한 눈빛과 말투, 행동은 보는 이들을 동요하게 했다. 또한 자해한 뒤 아버지가 자신을 때렸다며 신고하고, 허위 진술까지 하게 된 상황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도록 했다. 아버지를 집에서 내쫓기 위한 준하의 몸부림은 모두의 가슴을 후벼 팠다.
집으로 온 뒤 피를 닦으며 "그 인간만 여기 다시 안 오게 하면 돼"라고 내뱉은 대사와 결연한 표정에서는 굳이 전사(前事)를 보여주지 않아도 준하와 할머니가 어떤 과거를 살았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남주혁의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또 한번 드러났다. 장례식장에서 "너 때문"이라며 적반하장으로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에게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맞는 모습은 무력함 그 자체였고, 세상에 하나뿐인 전부를 잃은 준하의 눈빛에서는 허망함과 상실감이 온전히 느껴졌다. 앞서 집에 온 아버지와 다투고 대문을 나서 허탈한 듯 털썩 주저앉은 장면에서도 남주혁의 감성과 표정이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JTBC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다. 매주 월화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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