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프다. 그러나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무한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KIA 스프링캠프 투수조에서 생존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윤석민(33)이다.
윤석민은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한 이후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30개의 공을 던졌다. 처음에는 제구에 신경 쓰며 서서히 공을 던지다 점점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
사실 이날 윤석민의 훈련 스케줄에는 불펜 피칭이 잡혀있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어깨가 아프다고 언제까지 캐치볼만 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강상수 투수 총괄 코치에게 허락을 맡은 뒤 통증을 참고 공을 던졌다.
현재 윤석민의 어깨 상태는 50% 수준. 2016년 오른어깨 웃자람뼈 제거 수술한 곳에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수술을 한 차례 받은 탓에 어깨 컨디션이 100%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도 스프링캠프 기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윤석민의 목표다.
강 코치는 "팔꿈치가 아프면 다른 부위를 이용해 던질 수는 있다. 그러나 어깨는 다른 얘기다. 회복이 쉽지 않다. 어깨가 아프면 회전근육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밀어 던지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석민이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데 어깨가 아프니 본인은 오죽 답답하겠냐. 결국 참고 던지는 방법밖에 없다. 스스로 견뎌내야 한다. 코칭스태프는 이겨내 주리라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민도 참고 던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욕심을 내려놓고 어떤 보직이라도 수행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 윤석민은 "어떤 역할이라도 수행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오랫동안 쉬었고 아팠기 때문에 그 자리를 만들어간다는 다짐과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투수 최고참이 됐다. "더 늦어지면 안된다. 기회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조급한 건 사실이다. 경쟁하는 입장에서 처지고 있다." 그래도 윤석민은 훈련장 안팎에서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