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체육회,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이원화 추진에 반기를 들었다.
노조는 3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3차 이사회에 앞서 목소리를 냈다. 대한체육회, KOC 분리와 소년체전 폐지 등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성폭력 논란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체육계 문제들이 지나친 경쟁 시스템에 노출돼있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이 있다고 지적하고, 개혁 방안으로 두 가지 안을 언급했었다.
이에 정동구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 회장은 "국제 업무가 증가하면서 KOC가 분리될 경우 선수들이 어려워진다. 지금처럼 일원화 돼있어야 편리하다. 국제 연맹 등과의 업무가 원활해진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소년체전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좋은 제도다.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데 왜 폐지하려 하는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소년체전이 어린 선수들을 일찍부터 성적지상주의 속에 가둔다는 비판에 대해 "경쟁 체제 속에 커왔기 때문에 선수들도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도 국제대회 메달이 나와야 생활이 안정된다"고 밝혔다.
엘리트 체육 축소 방침에 대해 정 회장은 "10~20년 뒤에는 어차피 선수가 없어진다. 엘리트 체육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좋은 제도는 유지하고, 허점이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하면 된다"고 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성폭력 등도 사회적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되지만, 다른 분야에도 있는데 유독 체육쪽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 대해 "내가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향후 방안이 우선이다. 오래 전 벌어진 일을 지금 누구의 책임으로 하기에는 무리다. 현 회장은 대책을 세우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