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양현종(31)과 KIA 타이거즈의 연봉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진다.
25일 KIA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조계현 단장과 양현종이 연봉협상을 위해 만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조 단장과 양현종이 연봉협상 건으로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단장은 최근 "현종이가 에이스이다 보니 반드시 신경은 써야 한다"며 "구단 운영팀장과 에이전트의 만남은 있었다. 나는 시상식에서 두 차례 정도 보긴 했다"고 밝혔다. 당시 구단 내부에선 애초부터 양현종의 연봉협상을 맨 끝으로 미뤄뒀었다.
그렇게 미뤄뒀던 양현종의 차례가 됐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인 최인국 해피라이징 대표가 25일 호주에서 귀국했다. 양현종도 그 동안 개인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터라 연봉협상은 KIA가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31일 전 마무리될 전망이다.
양현종은 2016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를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4년 100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최형우를 삼성에서 데려왔고, 나지완(4년 40억원)까지 잔류시키느라 돈을 많이 쓴 구단 사정을 배려했다. 뜻대로 성사되지 않은 해외진출에 대한 꿈도 놓고 싶지 않았다.
대신 FA에 준하는 금액(계약금+연봉)을 보장받았다. 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 총 22억5000만원이었다. 일반적인 FA 계약형태인 4년을 보장받지 않고 해마다 계약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뤘다. 당시 계약의 마침표는 조계현 KIA 단장이 찍었다. 2018시즌 연봉은 5000만원이 오른 23억원이었다.
하지만 '에이스'도 고과평가를 피할 순 없다. 양현종도 지난 시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던 양현종은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반성을 한 시즌이었다"며 "이전보다 확실히 준비를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변명은 없다. 내가 못했던 시즌이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역시 관건은 양현종의 '연봉 킹' 달성 여부다. 이번 시즌 '연봉킹'은 이대호(36·롯데)였다. 25억원이다. 2017년 친정팀 롯데에 복귀하며 4년 150억원의 역대 최고액 FA 계약을 한 이대호의 연봉은 25억원으로 고정이다.
변수는 연봉 투명화에 대한 의무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구단과 선수 간 계약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면계약을 금지했다. 계약금과 연봉에 해당되지 않는 특약에 따른 보수를 의무적으로 계약서에 기재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구단은 다음 연도 1차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원 부과, 선수는 1년간 참가활동정지의 중징계를 받는다.
때문에 양현종의 2019시즌 연봉은 실제 수령액으로 발표된다. 옵션 역시 공개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양현종의 계약서에는 다양한 옵션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성하기 손쉬운 옵션이 제공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현종의 내년 시즌 연봉은 이대호보다 적을 수 있지만 총액은 이대호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