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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자회견]전명규 교수"조재범 코치, 상습폭행 사실 몰랐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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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폭행한 사실을 몰랐다."

전명규 한체대 교수가 자신과 관련된 성폭력 은폐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전 교수는 21일 오후 3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관련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전 교수는 "늦게나마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알지 못했다.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도 몰랐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이날 오전 대한체육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빙상연맹 공식 퇴출 가능성을 거론하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젊은 빙상인연맹이 기자회견을 한 직후 급히 자리를 준비했다. 빙상연맹에서 일했던 김진영 변호사가 법률자문을 위해 배석했다.

전 교수는 "빙상 적폐로 지목된 제가 국민들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 같았다. 특정 의도를 지닌 사람들과 일부 언론 매체들이 나에 관해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한 선수들과 지도자, 빙상인들에게 누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에 빙상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국민들께 아픔을 드린 데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라며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겪은 제자 심석희에게도 미안하다"며 고개 숙였다.

아래는 전명규 교수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는.

▶늦게나마 국민께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인내와 용기가 필요했다. 빙상의 적폐로 지목된 제가 국민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 같았다. 특정 의도를 지닌 사람들과 일부 언론 매체들이 나에 관해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한 선수들과 지도자, 빙상인들에게 누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또한 오전에 빙상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폭행 관련 은폐 의혹이 있다. 반론이 있나.

▶성폭력에 관련해서 나는 전부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 저 코치에게 스케이트를 배웠고, 한국체대에 입학해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서 훈련했다. 그런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심석희에게 미안하고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 젊은 빙상인 연대의 주장에 관해서 반론이 있나.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 단체가 어떤 구성으로 돼 있고 어떤 사람들인지 여러분들이 취재해보셨으면 좋겠다.

- 한국체대 교수직 사퇴 의사가 있나.

▶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

-오늘 국회에서 심석희 성폭력 피해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래도 은폐 의혹을 부인하나?

▶기사를 보지 못했다. 말씀드리기 힘들다.

-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조재범 전 코치의 탄원서를 (선수들에게) 받아오라는 내용이 있다.

▶조재범 전 코치가 구속되기 전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젊은 빙상인 연대의 어떤 사람이 전명규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주면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도 그 내용을 확인했다. 녹취에 나온 여러 가지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조재범도 내 제자다. 지금 상황(성폭력 폭로 사건)이 발생하기 전 조재범이 구속된 상황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녹취를 한 사람은 나에게 녹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 내용을 젊은빙상인연대에 전달했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표현에서 과한 부분이 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조재범의 옥중 편지는 형을 감면받기 위해 거짓으로 썼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 젊은빙상인연대는 제자인 다른 지도자들과 성폭력이 관련 있다고 했다.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 관련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들었다. 말 꺼내기가 어렵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해 경기복 교체와 관련한 논란도 있었다. 한국체대 선수들에게 좋게 평가하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나중에라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기흥 회장이)조재범 전 코치를 살려주겠다고 말한 건 사실인가.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고 얘기한 취지다.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편지에서 심석희를 밀어주라는 내용이 있다. 누굴 밀어주라고 지시한 게 있나.

▶그런 지시 한 적 없다.

-측근들에게 텔레그램처럼 기록이 남지 않는 메신저 사용을 지시한 적이 있나.

▶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이메일이 공개되고 내 신분도 만신창이가 됐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주변에 그렇게 이야기했다.

-녹취에서 피해자들을 압박하라는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그 시기에 어떤 상황에서 설명했는지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조언을 구하니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 감독을 통해 채용에 압력을 가했다고 했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손혜원 의원, 젊은빙상인연대와 법정다툼을 할 생각이 있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기사도 보지 못했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이다. 변호사와 매 건마다 상의하고 있다.

-논란 때마다 전명규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4년 전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에 안현수를 보냈다고 시끄러웠다. 그때 정말 정신병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그러진 않았고 조용히 있으면 진실이 알려질 거라 생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이런 일들이 현장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거론되는 이유는 내가 오래 지도자 생활을 했고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보도된 것처럼 내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조건도, 시스템도 되어 있지 않다. 빙상연맹이 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대한체육회 단체들 중 상위 레벨의 연맹이었다고 생각한다.

-법정 대응할 생각이 있나.

▶다 빙상인들이고 다 제자들이고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가 조금 아프고 상처 받아도 법적대응을 하지 않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의혹이 제기된 부분들이 장소 등이 구체적이다.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25살에 국가대표 코치가 됐다. 부모님으로부터 커피 한 잔 받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들어갔고 한국체대 와서는 입학에 대해 불합리한 일에 쏠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점에 있어 부끄러움이 없다.

-오랜 기간 빙상계에 몸담았는데 왜 이런 사건들이 반복이 되나. 제자들이 이런 일에 연루되나.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앞서 말했듯 책임을 통감한다.

-빙상이 파벌 싸움이 심하다는 보도가 많았다. 이번 일도 그 연장선이라 생각하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하면서도 남에게 떠넘기는 말인 것 같아 죄송하다. 내 나름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계획을 세우고 나온 것은 아니다. 지금 추운 빙판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로 하여금 빙상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빙상이 퇴출되지 않고 앞으로도 효자종목으로 남아 있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