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칼을 빼들었다.
벤투호는 3연승, 조1위로 16강에 올랐다. 꽃길이 열렸다. 대진, 스케줄 모두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였다. 이승우는 16일(한국시각)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35분 자신이 투입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물통을 걷어찼다. 이 행동은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승우의 행동을 비난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는 것에 어떤 의도가 숨어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한축구협회가 인기가 올라간 이승우의 출전을 요청했지만, 벤투 감독은 이 요청에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곧바로 대한축구협회가 이 기사에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으며, 잠잠해지는 듯 했던 이승우 논란은 재점화됐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나섰다.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테크니컬팀으로 부르는 코칭스타프와 함께 파트별 전문분야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선수 선발을 하는만큼 어떤 개입도 없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었다. 협회는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는 말로 입장을 마무리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빨리 접고 대회 우승을 향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실제 선수단은 의외로 이승우 논란을 빨리 정리했다.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이승우와 식사를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정작 밖에서 계속 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두바이 입성 후 첫번째 훈련이 펼쳐진 18일, 협회 관계자들은 사태를 수습하느라 분주했다. 이 논란이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이 입장이 향호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일단 협회는 논란의 확산을 막는데 초점을 맞췄다. . vanbasten@sportschosun.com
<선수기용과 선발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벤투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된 직후 첫 미팅에서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항 중에 하나는 선수 소집명단 및 선발 명단에 대한 전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협회의 정책과 감독 선임 위원회의의 철학에 부합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동의와 함께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벤투 감독은 테크니컬팀이라 부르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파트별 전문분야 (선수별 분석, 훈련프로그램, 상대팀 분석, 체력관리 등)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경기 운영에 대한 전략을 매우 체계적으로 수립합니다.
이렇게 수립된 전략을 실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23명과 11명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과 테크니컬 팀이 결정을 합니다.
경기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테크니컬팀과 감독선임위원장이 함께 경기 리뷰를 통해 전술의 평가 및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 평가, 선발 이유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 발전적인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가감이 없는 질문과 대답으로 솔직하게 감독의 의도와 결과에 대해 토의하고 감독과 테크니컬 팀의 답변을 토대로 감독 선임 위원장은 팀의 수행 능력을 평가합니다.
벤투감독과의 오늘 면담에서도 본인 또한 이러한 발전적인 소통이 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다시 한번 확인을 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대한축구협회는 감독과 테크니컬팀의 모든 결정을 존중하고, 최선의 지원을 하고 있으며, 선수선발 및 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임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현재 축구 이외의 외부적인 것들로 인해 경기, 대회에만 집중해야 하는 팀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앞 만보고 치열하게 달려가도 우승을 하기 어려운데, 여러가지 다른 요소에 에너지를 뺏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